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일 KAI 주식 10만주(0.1%)를 추가 취득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한화시스템 등 관계사와 함께 4.99%를 확보했던 지분은 이번 매입으로 5.09%로 늘었다.
지분율이 5%를 넘어서면서 투자 목적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내 총 5000억원 규모의 추가 매입도 예고했다.
이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라기보다 항공·방산·우주사업 전반을 묶는 전략적 포석에 가깝다. 한화는 항공엔진·발사체·위성·레이더 등 핵심 기술을, KAI는 완제기와 위성체 개발역량을 갖고 있어 결합 시 '풀스택' 항공우주 기업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방산·우주산업은 이미 '대형화·통합화' 경쟁에 들어갔다. 프랑스의 에어버스·탈레스,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는 우주 사업을 통합했고 영국의 BAE 시스템스와 미국 노스롭그루먼은 위성·발사체 기업을 잇달아 인수했다. 독일 라인메탈도 해군·레이저 무기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육·해·공 통합' 체계를 구축 중이다. 결국 개별 기업 단위 경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이 어렵고, '국가대표 기업(내셔널 챔피언)' 구축이 필수라는 분석이다.
특히 한화는 우주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한국판 스페이스X'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우주산업 규모가 약 3000억달러(약 440조원) 수준인 데 비해 한국 우주기업 매출은 3조5000억원에 그쳐 세계 시장의 1%에도 못 미치는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다.
실제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발사체 재사용과 민간 주도 혁신으로 우주산업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전문가는 "국내처럼 기업별로 분산된 구조는 자원 비효율이 큰 만큼 발사·위성·데이터·서비스를 아우르는 대형 기업이 필요하다"며 "한화가 KAI를 인수할 경우 수직계열화를 통한 방산·우주산업의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화는 이미 2021년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하며 우주사업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발사체(한화에어로스페이스)-위성(한화시스템)-데이터 서비스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도 구축하고 있다. 이번에 KAI의 위성·항공기 기술이 더해지면 △발사체(한화) △위성체(KAI) △데이터·서비스(한화) 체계 구축이 가능하다. 단순한 제조를 넘어 '우주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셈이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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