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기, 반도체 기판·MLCC 수요 확대
고객사, 증설 투자 요구..."장기계약 하자"
향후 3년간 공격적 투자 기조 지속
NH투자증권 황지현 연구원은 4일 삼성전기 리포트에서 "삼성전기가 투자를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을 공표했다"며 "대부분 플립칩 볼 그리드 어레이(FC-BGA)기판 설비투자에 사용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FC-BGA는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말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및 AI 가속기 시장 성장과 함께 구조적 성장기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 연구원은 "고객사 요청에 기반한 증설인 만큼, 투자 금액은 가동률 보전이나 지원금 형태로 사후에 보상받는 구조가 될 것이며, 전방 수요를 감안할 때 이런 투자 기조는 향후 3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황 연구원은 "FC-BGA 기판 매출은 2025년 약 1조원에서 2030년 5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며, 적층 세라믹 커패시터(MLCC)역시 하이엔드 제품을 중심으로 주요 빅테크 업체들과 장기계약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장기계약 체제가 구조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날 삼성증권 이종욱 팀장도 삼성전기 리포트에서 "단순한 이익 추정 상향이 아니라, 인공지능(AI) 고객사들의 조달 방식 변화로 인해 삼성전기의 기판 사업이 구조적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첨단 적층 패키징 기술(CoWoS)대형화, 고대역폭메모리(HBM) 증가, 인공지능(AI)서버 및 네트워크 고속화, 고객사의 장기 공급계약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FC-BGA는 더 이상 단순 부품이 아닌 AI 가속기 공급망의 전략 부품으로 위상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과거엔 공급자가 투자를 전적으로 부담해야했으나, 이제는 장기계약을 맺는 고객사가 투자까지 일정부분 지원하는 등 공급권 확보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급증하는 수요 대응을 위해 자본지출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과거 10년치 투자가 향후 3년간 집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기는 지난 1·4분기 매출 3조 2091억원을 기록하며, 창사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증가한 2806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으로는 1조원 돌파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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