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결혼식 축의금부터 자녀 돌잔치까지 살뜰히 챙겨준 친구로부터 시어머니상 조의금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핀잔을 들었다는 사연이 알려지며, 이른바 '경조사비 청구서'를 둘러싼 씁쓸한 사회적 단면이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친구의 시어머니상, 제가 잘못한 건가요?'라는 취지의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을 미혼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올해 초 어머니처럼 각별했던 할머니를 떠나보냈다. 당시 A씨는 친구들에게 금전적, 심리적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부고조차 알리지 않고 홀로 조용히 장례를 치렀다.
갈등은 최근 친구 B씨가 시어머니상을 당하면서 불거졌다.
A씨는 그동안 B씨의 주요 경조사를 부족함 없이 챙겨왔기에 더욱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B씨의 결혼 축의금으로 20만 원을 냈으며, 첫째와 둘째 자녀의 출산 선물과 돌잔치에도 각각 10만 원씩을 지출하며 친구로서의 성의를 다했다.
A씨는 "평소 만날 때마다 시어머니 험담을 하던 친구가 자신의 부고는 다 챙겨주길 바랐다면, 내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아주 작은 성의라도 보여야 했던 것 아니냐"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부분 A씨의 입장에 깊이 공감하며 B씨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청년층을 중심으로 경조사비에 대한 경제적 부담과 피로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일방적으로 부조를 강요하는 문화에 대한 반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누리꾼들은 "부고를 알리는 것은 자유지만, 부조를 하지 않았다고 대놓고 서운함을 표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일반적으로 친구의 시부모상은 남편과 직접적인 친분이 없는 한 챙기지 않는 것이 관례", "평소 험담하던 시어머니 상을 핑계로 수금하려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진정으로 고인을 애도하는 유족이라면 조의금 문제로 타인에게 험한 소리를 할 수 없다"며 B씨의 무례함을 지적하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