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아시아개발은행(ADB)이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해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0.9%포인트(p)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앨버트 박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경제연구·개발영향국장은 4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ADB 연차총회에서 한국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한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아 고유가 타격이 크고, 이로 인한 물가 상승에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며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ADB의 최신 기준 시나리오에서 올해 유가가 배럴당 평균 96달러, 내년에는 8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 경우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올해 0.9%p, 내년에는 0.5%p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반도체 수출 호조 등의 요인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로, 확정된 전망치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중동 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일부 상쇄하겠지만, ADB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가 지난달 발표한 1.9%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중동 분쟁이 반도체 수출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생산에도 중동에서 수입되는 자재가 필요하다"며 해당 자재의 가격 상승이나 수급 불안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이번 반도체 사이클은 인공지능(AI)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며,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현실화한다면 반도체 상승 사이클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물가 상승의 원인이 명확하고, 중동 전쟁이 끝나면 결국 물가가 정상화될 것"이라며 "한국은 반도체 사이클이라는 호재도 있어 전반적인 성장은 견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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