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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프로젝트' 첫날 포성…흔들리는 휴전, 움츠린 세계경제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5 14:42

수정 2026.05.05 14:41

해방 프로젝트 첫날 미·이란 교전…고속정 격침·미사일 요격 UAE 에너지 시설 피격·한국 선박 폭발 유가 5%대 급등·증시 하락·금리 상승 IMF "전쟁 장기화 시 침체"…공급망·물가 동시 충격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해방(프리덤) 프로젝트'를 개시한 4일(현지시간) 이란과 무력 충돌이 재점화되며 휴전이 붕괴 위기에 놓였다. 교전 재개와 동시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즉각 반응하면서 국제유가와 금리가 급등하고 증시는 하락하는 등 전쟁 충격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됐다.

해방 작전 첫날, 위태로운 휴전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상선을 위협하던 이란 고속정을 아파치 헬기로 격침하고, 순항 미사일과 자폭 드론 공격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 소형 선박 7척을 격침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맞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해협 통제 범위를 확대하며 외국 군대가 접근할 경우 군사 대응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이란은 걸프 지역에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재개했고, 아랍에미리트(UAE)는 총 19발을 요격했다. 이 과정에서 푸자이라 석유화학단지에 화재가 발생하며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커졌다.

호르무즈 해협 밖에서도 긴장이 확산됐다. UAE 국영 석유회사 소속 유조선이 이란 드론 공격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고, 해협 내 정박 중이던 한국 관련 선박에서도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민간 선박 피해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트럼프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 선박을 공격하려 한다면 이란 군대는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며 경고했다. 앞서 "문명 전체가 사라질 것", "석기 시대로 되돌려 놓겠다"는 발언에 이어 다시 초강경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미국은 이번 작전을 인도적 조치로 규정하고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해협 통제권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어 충돌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종전 협상 역시 교착 상태다. 미국의 9개 항 협상안에 대해 이란이 14개 항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핵 프로그램과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유가·금리 급등, 증시 하락…IMF의 경고

군사 충돌 재개는 곧바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반영됐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3%)하락한 4만894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41%, 나스닥 지수는 0.19% 각각 내렸다. 중동 긴장 고조와 UAE 에너지 시설 피격 소식이 겹치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됐고, 그간 견조했던 기업 실적 기대도 약화됐다.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브렌트유 7월물은 5.80% 상승한 배럴당 114.44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물은 4.39% 오른 106.42달러에 마감했다.

채권시장에서도 금리가 상승했다.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6bp 오른 5.03%, 10년물은 7bp 상승한 4.45%, 2년물은 8bp 오른 3.96%를 기록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경제·금융 포럼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6'에 참석해 "전쟁이 내년까지 이어지고 유가가 배럴당 125달러 수준을 유지하면 훨씬 더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료 가격이 1년 만에 30~40% 상승했고 식품 가격도 3~6% 오를 수 있다"며 "세계의 80%가 석유 수입국이고 재정 여력이 부족한 국가들은 충격을 버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IMF는 앞서 중동 분쟁이 단기에 그칠 경우 글로벌 성장률이 3.1%로 둔화하는 데 그칠 것으로 봤지만, 전쟁 장기화로 이 시나리오를 폐기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도 경고가 이어졌다. 마이크 워스 셰브런 최고경영자(CEO)는 "전략 비축유와 재고 등 가격 완충 장치가 상당 부분 소진됐다"며 "마지막 물량이 미국 롱비치항에서 하역 중인 현 상황은 최선의 시나리오가 이미 소멸했음을 뜻한다.
아시아부터 경제 충격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유럽도 곧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