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중과유예조치 9일 종료
세금 대출 압박 시장불안 키워
세금 대출 압박 시장불안 키워
그러나 지금까지 나타난 제도의 효과를 놓고 긍정·부정 평가를 하는 건 섣부른 판단이다. 9일 이후 시장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낙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책이 처음 공개되면 단기적으론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이날 김 실장의 발언들 속에는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들이 담겨 있다는 사실이다.
우선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문제다. 김 실장은 "당연히 유지된다"며 최근 확산되고 있는 폐지설에 선을 그었다. 다만 거주와 보유에 각각 40%씩 동률로 적용되는 현행 구조가 실거주 중심의 시장 재편에 맞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폐지는 아니지만 일부 조정이 있을 것이란 신호로 읽힌다.
부동산 대출도 정부의 압박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김 실장은 "실수요와 무관한 대출은 앞으로 못 나가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투기적 수요와 금융의 고리를 끊겠다는 원칙론에는 수긍이 간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실수요'와 '투기수요'의 경계는 명확하지 않다. 대출 강화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사실상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것으로 흐를 수 있다. 실수요자의 매수 심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전반적으로 세금과 대출이라는 이중 압박 아래 수요 자체가 위축되는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세금으로 수요를 누르고, 대출로 자금줄을 죄는 정책이 곧바로 부동산 시장 안정 효과를 낼 것으로 확신할 수 없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수요를 억누르다가 어느 순간 격렬하게 분출하는 '패닉바잉' 현상을 경험한 바 있지 않은가.
부동산 안정화 정책이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잇따라 동원하면서 부동산 심리를 악화시키기만 해서는 안 된다. 더욱 중요한 건 규제는 반드시 공급정책과 함께 가야 한다는 점이다. 김 실장은 6만호 공급계획을 "예고한 대로 반드시 착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약속이 말로 그쳐선 안 된다. 예고된 스케줄대로 공급이 현실화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지금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다. 수요를 누르는 규제의 속도만큼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시장 불안은 가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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