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난달 30% 이상 오르며
상승장 기대감에 뭉칫돈 몰린 탓
지정종목 68건서 102건으로 ↑
전선·광통신·소부장 업종에 집중
"PER 둔화 종목들 조정 가능성"
상승장 기대감에 뭉칫돈 몰린 탓
지정종목 68건서 102건으로 ↑
전선·광통신·소부장 업종에 집중
"PER 둔화 종목들 조정 가능성"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한 달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투자경고종목 지정 건수는 총 102건으로 집계됐다. 전월(68건) 대비 50% 증가한 수규모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전날(4일) 하루 동안 투자경고가 47건 나왔다.
한국거래소는 주가가 급등하고 변동성이 커져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종목에 단계적으로 시장경보를 내린다. 투자자에게 위험을 알리고 불공정거래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3단계로 진행된다. 투자경고나 투자위험 지정을 받으면 위탁증거금을 100% 남부해야 해 주식을 외상으로 매입하는 미수거래가 제한된다. 신용융자를 활용한 매수도 불가능해진다.
시장경보가 늘어난 이유는 증시 신고가 랠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에 다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때문이다. 코스피는 지난 한 달간 5052선에서 6590선까지 총 30.61% 급등했다. 이에 따라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9일 129조7321억원으로 한 달 전(3월30일) 111조741억원 대비 16.7% 늘었다. 역대 최고치인 지난 3월 4일 132조682억원 수준 회복을 앞두고 있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 시장 투자경고종목 지정 건수는 지난달 19건으로 전월(10건) 대비 90% 늘었다. 가온전선, 대원전선우, 삼아알미늄 등 전선주와 알루미늄주를 중심으로 과열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배경에는 중동 전쟁에 따른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우려가 꼽힌다.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행이 막히면서 공급 차질이 빚어지자 알루미늄, 구리 등 주요 비철금속 가격을 반영한 런던금속거래소(LME) 지수는 4월 한 달간 17% 급등했다.
코스닥 시장 내 투자경고종목 지정 건수는 지난 3월 58건에서 4월 83건으로 43% 늘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대한광통신, 우리넷, 오이솔루션 등 광통신 및 5G·6G 관련 종목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광통신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데이터 처리량 급증 속에서 기존 구리선의 한계를 보완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대형주의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수혜가 기대되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종의 주가도 가파르게 올랐다. 주성엔지니어링과 이오테크닉스 등 대표 반도체 장비주에 연이어 투자경고가 내려졌다. 아울러 엑스게이트, 드림시큐리티 등 양자암호 관련 종목도 투자경고 목록에 올랐다.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공개한 오픈소스 양자 인공지능(AI) 모델 '아이싱'이 양자 오류 정정 속도를 높이고 정확도를 향상해 양자 컴퓨터 상용화를 앞당길 대안으로 주목받으면서 투자심리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과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날 코스피가 하루 만에 5% 넘게 상승하며 6936을 기록하자 증권가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증시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지난 4일 하루 동안 3조원 이상 반도체 중심으로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는데 이런 식의 단기 급등은 지속되기 어렵다"며 "신고가 수준으로 지수가 올라온 만큼 2·4분기 이후부터는 주가수익비율(PER) 증가율이 둔화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 탄력이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전쟁에 따라 급등한 유가가 소비 위축과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긴축으로 전환할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