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평균 배럴당 100弗 시나리오
수석이코노미스트 "중동사태 종식돼도 유가상승 지속"
앨버트 박 ADB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사무총장(사진)은 4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ADB 연차총회 동행기자단과 만나 "중동 사태가 종식돼도 당분간 유가 상승은 유지될 전망"이라며 "한국은 역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석유와 가스 수입의존도가 높고, 인플레이션 상승 시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돼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양호한 실적을 보인 반도체를 고려해도 전망치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ADB가 가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추정치(1.9%)보다 0.9%p 낮아질 것으로 진단했다.
"재정여력 부족한 지역, 타격 더 클 것"
올해와 내년 평균 국제유가가 150달러, 140달러이고 고점이 200달러에 달하는 심각한 하방 시나리오도 언급됐다. 이때는 경제성장률 하향 정도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가능성이 희박하기를 바란다"면서도 "중동전쟁으로 에너지 운송뿐만 아니라 생산능력도 파괴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우려했다.
특히 재정여력이 부족한 지역일수록 타격 정도가 클 것이라는 판단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재정이 취약한 국가들은 (가격 인상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추가경정예산을 두고는 "소득 하위 70%에 집중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 사이클 자체는 낙관적으로 봤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사이클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경향이 있으나 이번엔 인공지능(AI)에 의해 작동한다는 점에서 다르다"며 "데이터센터 등에 대한 과잉투자 우려도 있으나 생산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어 (그 흐름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고, 한국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라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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