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K-고속철 해외 첫 영업운행 '역사적 출발'…방산 넘어 철도 수출 영토 확장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6 08:33

수정 2026.05.0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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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우즈벡 최장 노선에 KTX-이음 기반 동력분산식 차량 투입
베트남 메트로까지 수주…'방산+철도' 쌍두마차 가속

현지에서 영업운행을 시작한 우즈벡 고속철도차량의 모습. 현대로템 제공
현지에서 영업운행을 시작한 우즈벡 고속철도차량의 모습. 현대로템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산 고속철도차량이 해외에서 역사적인 첫 상업운행을 개시했다. K2 전차 수출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입성한 현대로템이 올해 철도 부문에서도 의미 있는 마일스톤을 세우며 '방산+철도' 쌍두마차 전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지난 5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에서 국산 고속차량의 영업운행을 시작했다. 수도 타슈켄트와 실크로드 대표 도시인 히바를 잇는 현지 최장 철도 노선(약 1020㎞)에 투입된 이 차량은 국내에서 기술력과 안정성을 입증한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KTX-이음(EMU-260)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국산화 착수 30년 만의 쾌거다.

한국형 고속차량의 국산화는 해외 수출을 장기 목표로 잡고 20년 넘게 민관이 합심해 연구개발(R&D)과 안정화를 거듭해 왔다. 지난해 12월 경남 창원 마산항에서 초도 편성 7량이 조기 출고돼 선적된 지 약 5개월 만에 본격적인 상업운행이 이뤄진 것이다.

최대 시속 250㎞로 달리는 이 차량은 기존 현지 동력집중식 고속차량보다 높은 가감속 효율을 보인다. 편성에 따라 최대 389명의 승객을 수송할 수 있다. VIP·비즈니스·이코노미 등 3단계 좌석으로 탑승 목적에 따른 편의를 제공한다. 혹서기·사막 환경에 대응한 방진(防塵) 설계 등 현지 맞춤형으로 제작돼 장거리 주행에서도 안전하고 쾌적한 탑승 환경을 구현했다.

타슈켄트에서 히바까지 이동 시간은 기존 대비 절반 수준인 7시간 안팎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실크로드 중심지 히바는 최근 해외 관광객이 급증하는 주요 거점 도시로, 교통 인프라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개통은 국내 고속차량 산업 생태계의 동반 성장에도 의미가 크다. 우즈벡 사업에 참여한 국내 600여 개 부품 협력사는 제작·납품·현지 인도까지 현대로템과의 안정적인 협업 체계와 공급망을 글로벌 시장에 입증하게 됐다. 이는 국산 고속차량의 수출 거점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템의 철도 수출 행보는 우즈벡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달 23일에는 베트남 타코(THACO) 그룹과 약 4910억 원 규모의 호치민 메트로 2호선 무인 전동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베트남 철도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가 총사업비 100조원 규모로 추진 중인 베트남 남북 고속철도 사업 참여를 위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방산 부문의 압도적 실적이 철도 수출 확장의 든든한 뒷배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로템은 폴란드 K2 전차 수출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창사 이래 첫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고, 순현금도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수주잔고는 30조 원에 육박한다. 이 같은 재무적 체력이 고속철·도시철도 등 철도 사업의 공격적 수주전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우즈벡 고속차량 사업이 안정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국내 부품 협력사와 함께 유지보수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산 고속차량의 수출 거점을 늘려 K-철도 동반 성장 토대 마련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