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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바닥 보인다' 재고 한달새 2억배럴 줄어…여름 유가 폭등 경고

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6 16:10

수정 2026.05.06 16:13

"에너지 최악 국면, 아직 오지 않아"
코로나19 제외 역대 최대 수요 감소에도 공급난 심화
재고 8년만의 최저…여름 성수기 앞두고 경고음

미 텍사스주 휴스턴의 주유소 가격표지판.연합뉴스
미 텍사스주 휴스턴의 주유소 가격표지판.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중동전쟁 여파로 세계 원유 재고가 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여름 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휘발유·항공유 등 석유제품 공급 불안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S&P 글로벌 에너지는 올 4월 한달간 전 세계 원유 재고가 약 2억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하루 평균 660만배럴씩 줄어든 셈이다. 고유가로 원유 수요도 하루 약 500만배럴 줄었지만, 공급 감소 속도가 이를 웃돌면서 재고 소진이 빨라졌단 게 S&P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역대 최대 규모의 수요 감소에도 공급난이 더 심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짐 버크하드 S&P 원유 리서치 책임자는 "세계 원유 재고 변동 폭이 통상적으로 월간 수십만~100만배럴 수준"이라며 "이번 감소 폭은 일반적 범위를 크게 벗어난다"고 짚었다. 그는 "중동전쟁이 시작된 이후 원유 시장에서 약 10억배럴의 공급 손실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급 부족에 따른 시장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이번 전쟁 발발 후 급등세를 보여 왔다. 이란과 미국 모두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제한한 데다 역내 에너지 시설도 전쟁 피해를 본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이달 5일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이 유지되면서 전장 대비 4% 하락한 배럴당 110달러 아래에서 마감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FT는 "시장에선 '세계 재고가 임계 수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가격이 다시 급등할 수 있으며, 그 시점이 수주 안에 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S&P 또한 "전 세계 원유 재고는 약 40억배럴이지만, 정유시설 가동과 송유관 압력 유지 등 일상 운영에 묶인 물량이 많아 실제로 즉시 꺼내 쓸 수 있는 양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S&P의 집계는 △정부 비축유 △민간 재고 △해상 유조선에 실린 물량을 모두 포함한 것으로,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분도 반영돼 있다.

이에 골드만삭스도 "세계 원유 재고가 8년만에 최저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휘발유·경유·항공유 등 정제 석유제품의 전 세계 재고는 약 45일치로 추산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의 재고 감소 폭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유럽 북부에서는 항공유 재고가 6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상태라고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여름 성수기 동안 휘발유 재고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50달러에 육박했음에도 소비 수요가 줄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대로라면 8월 말 미국 원유 재고는 일주일치 수요분인 2억배럴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S&P는 "미국이 아직 이번 위기의 충격을 본격적으로 체감하지는 않았다"며 "미 원유 재고는 여전히 작년 동기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아시아를 중심으로 재고 감소가 집중되고 있어 향후 미국 재고까지 급감할 경우 시장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버크하드 책임자는 "에너지 위기의 최악 국면은 아직 오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