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중국 방문
미·이란 충돌 격화 속 중국 역할 부상
트럼프 방중 앞두고 중동 의제 부상 가능성
미중 외교전 속 중국의 중재 카드 주목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다시 군사적으로 충돌하는 가운데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앞둔 시점과 맞물리면서 중국이 중동 중재 무대 전면에 나서는 분위기다.
중국 외교부는 6일 아라그치 장관이 중국 측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중은 지난 2월 말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이란 외무장관의 첫 중국 방문이다. 중국이 공개적으로 이란 측을 불러들인 형식을 취하면서 중재 과정에서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회담은 트럼프의 중국 방문을 약 열흘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는 당초 지난 3월 말 방중할 예정이었지만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미국이 최근 중국을 향해 이란 압박에 적극 나설 것을 공개 요구한 점도 변수다. 중국은 이란의 핵심 우방국이자 최대 원유 수입국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3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국제 작전에 참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중국이 외교적으로 이란을 움직여 해협을 다시 열게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은 다시 격화되고 있다. 미군은 전날 호르무즈 해협 내 상선 보호 작전인 '해방(프리덤) 프로젝트' 첫날 아파치 헬기를 동원해 상선을 위협하던 이란 고속정을 격침했다.
이란도 맞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8일 휴전 발효 이후 약 한 달 만에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하며 긴장 수위를 다시 끌어올렸다.
중국은 공개적으로는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달 아라그치 장관과 통화에서 "이란의 주권과 안보는 존중돼야 하지만 국제 해협의 항행 자유와 안전도 보장돼야 한다"며 "중국은 휴전과 협상 흐름을 유지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중동 문제가 미중 정상회담 핵심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리밍장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교수는 친중 성향 매체 연합조보 인터뷰에서 "중국이 중동 분쟁 완화 과정에서 역할을 확대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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