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산업 보호 vs 노동권 보장… 삼성 파업 운명은 [기업들 파업에 비상]

최은솔 기자,

정경수 기자,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6 18:29

수정 2026.05.06 18:28

사측 위법쟁의 금지 가처분 신청
수원지법, 20일까지 결론 내릴듯
기각땐 주주들 손배소송 할 수도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삼성전자의 역대급 실적이 '성과급 분배'를 주장하는 노조 총파업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삼성전자 측은 노조의 파업을 사전에 막기 위해 '위법쟁의 금지 가처분' 카드를 꺼냈다. 노조 파업에 불법요소가 있고,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공장 가동중단에 따른 피해가 막대하니 이를 사전에 막아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것이다. 법원 역시 일개 회사가 아닌 '국가 전략산업' 보호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권' 사이에서 고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행위 금지 가처분' 판단을 맡은 수원지방법원은 늦어도 총파업 예정일 하루 전인 오는 20일에는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6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며 △사내 안전보호시설의 정상적인 운영 방해 △장비 파손 및 원료·제품 변질 방지작업 중단 △사업장 주요 시설 점거 등 위법 소지가 있는 행위를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42조 제2항에 따르면 생명과 안전에 중요한 '안전보호시설'에 대해서는 노조 파업이 금지된다. 이를 두고 삼성 측은 유해 화학물질을 다루는 반도체 공정의 가동이 중단될 경우 생산차질은 물론 폭발 등 대형 사고가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7000명(전체 인력의 8.9%)의 필수인력이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근거가 없다고 맞선다.

노동전문 한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에서도 생명과 신체에 직접적 위험을 가할 수 있는 시설이라면 파업을 금지토록 한다"며 "다만 안전보호시설이 아니라 인력의 규모에 대해서는 판단한 사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급박하고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는 데다 파업의 목적이 단순한 근로조건 개선이 아니라 성과급 분배 문제여서 일반적 파업과 달리 정당성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상 판단인 이익분배 결정을 근로조건으로 보고 쟁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 자체에 의문"이라며 "가처분은 인용될 것" 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가처분 인용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 의견도 있다. 박상흠 법무법인 우리들 변호사는 "가처분의 경우 긴급성, 보존의 필요성이 형식적으로 충족돼야 한다"며 "가처분 기각 가능성이 95%"라고 말했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도 "반도체 공정이 '필수공익사업장'이 아니고 노조에서도 라인을 멈추거나 점거하지는 않겠다고 했다"며 "절차적 하자가 없다면 가처분 인용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만약 가처분 기각으로 노조 파업이 현실화된 노조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가능성도 있다.
일부 삼성전자 주주들은 이미 노조원들을 상대로 소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hwlee@fnnews.com
이환주 최은솔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