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코스피가 6일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7000′ 시대의 막을 올렸다. 그러나 시장의 온기는 골고루 퍼지지 않았다. 이는 주가 상승세가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되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올린 일종의 '착시 현상'이 반영된 결과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 7000′이라는 주가 활황세는 반도체 '투 톱'으로 불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쏠려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두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47%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로 인해 이날 679개에 달하는 종목이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14.4%)와 SK하이닉스(10.6%)가 나란히 폭등하며 코스피 전체가 급등한 것과 같은 '착시'를 일으킨 것이다. 반면 중소형주가 밀집해 있는 코스닥 지수는 이날 오히려 0.29%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가 단기간에 7000선으로 치솟은 동력은 단연 반도체 업종이다. 전 세계적인 AI(인공지능) 산업의 확산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포함한 고부가가치 칩 수요가 폭증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본격적으로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추세다. 올해 초부터 3월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약 56조 8000억 원 규모의 순매도(매수보다 매도가 많은 상태)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사자'로 태도를 전환하며 이날까지 약 7조 1836억 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역시 외국인은 3조 1096억 원가량을 사들이며 코스피 급등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여기에 더해 외국인이 국내 증권사 계좌를 직접 개설하지 않아도 현지 증권사 등을 통해 삼성전자와 같은 국내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외국인 통합 계좌' 서비스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외국인 자금 유입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대다수 종목은 이러한 상승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업종별로도 명암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증권주들을 지수화한 'KRX증권'은 이날 하루 만에 12.9% 폭등했으며, 'KRX 정보기술'과 'KRX반도체' 역시 각각 7%와 6%가 넘는 급등세를 기록했다. 반면 'KRX방송통신'(-2.74%), 'KRX K콘텐츠'(-2.18%), 'KRX헬스케어'(-1.79%) 등 다수의 업종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주식 시장 상승세에 반도체 업종에 과도하게 편중됨에 따라 우려의 시각도 제기된다. 한 개인 투자자는 "삼전닉스(삼성전자·SK 하이닉스)를 매수한 투자자와, 그렇지 못한 투자자는 다르다. 코스피가 계속 올라도 이런 상황은 계속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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