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안두릴, K방산과 동맹 강화한다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7 14:41

수정 2026.05.07 14:45

안두릴 CEO "지분 스와프 거래까지 열려있어"..."글로벌 시장 같이 윈-윈 원한다"
HD현대·대한항공·LIG D&A·현대로템 등 파트너십도 강화

브라이언 쉼프 안두릴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7일 서울 종로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구귀 기자
브라이언 쉼프 안두릴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7일 서울 종로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미국 실리콘밸리 출신 방산 기업 안두릴 인더스트리가 한국 방산기업들과의 전략적 동맹을 본격 강화하며, 지분 스와프(SWAP·교환) 거래까지 열어놓은 파격적인 협력 의지를 밝혔다. 이미 자율 무인수상함(ASV) 시제함 건조, 자율형 무인기 시험비행 성공 등 구체적 성과를 쏟아내며 K방산과의 '윈-윈' 동맹을 가속화하고 있다.

브라이언 쉼프 안두릴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7일 서울 종로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구귀 기자
브라이언 쉼프 안두릴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7일 서울 종로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구귀 기자
존 킴 안두릴코리아 대표가 7일 서울 종로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구귀 기자
존 킴 안두릴코리아 대표가 7일 서울 종로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구귀 기자

안두릴 "K방산, 제품·함정 1년 만에 전달…전례미문"

브라이언 쉼프 안두릴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7일 서울 종로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파트너들과 강력한 동맹을 맺는 것에 대해 열린 생각을 하고 있다"며 "한국 방산기업과의 지분 스와프 거래 등에 대해서도 파트너가 맞고 경제적으로 맞다면 지분을 통해 협력 관계를 맺는 선례가 있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통상 이런 제안을 거절해왔던 안두릴이 한국 기업에 대해 문호를 연 것은 이례적이다.

쉼프 CEO는 한국 방산에 대한 높은 평가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유럽 그 어느 지역과 비교해도 한국이 빠르다. 시급성, 기업이 움직이는 속도가 다르다"며 "시제기를 1년 만에 제공하는 것은 방산에서 전례 없는 일이다. 제품과 함정을 1년 만에 전달하는 것은 전례미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처럼 빠르고 미래지향적인 곳은 없다. 기술지향적이며 우리가 원하는 속도로 함께 갈 수 있는 흔치 않은 파트너"라고 덧붙였다.

안두릴의 한국 시장 진출 속도도 놀랍다. 쉼프 CEO는 "존 킴 안두릴코리아 대표가 한국 방산기업을 만난 지 6주 만에 협정에 사인했다"며 "미국 외 지역으로 진출한 것이 1년밖에 안 됐는데, 한국 방산기업이 톱5 규모로 급격하게 성장한 데는 뛰어난 기술과 제조 전문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8월 HD현대 글로벌R&D센터를 방문한 팔머 럭키(Palmer Luckey) 안두릴 공동설립자가 HD현대가 개발 중인 무인수상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 팔머 럭키 안두릴 공동설립자(앞줄 왼쪽부터). HD현대 제공
지난해 8월 HD현대 글로벌R&D센터를 방문한 팔머 럭키(Palmer Luckey) 안두릴 공동설립자가 HD현대가 개발 중인 무인수상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 팔머 럭키 안두릴 공동설립자(앞줄 왼쪽부터). HD현대 제공

HD현대와 무인함정 동맹…10월 진수 후 미국 연안 시험

안두릴과 K방산 협력의 핵심 축은 HD현대와의 무인함정 사업이다. 양사는 지난해 4월 무인수상정(USV)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래 빠르게 협력 수위를 높여왔다. 지난해 8월에는 합의각서(MOA)로 구체화했고, 안두릴 공동설립자인 팔머 럭키가 HD현대 글로벌 R&D센터를 직접 방문해 체결식에 참석했다. HD현대의 AI 함정 자율화 기술(Vessel Autonomy) 및 함정 설계·건조 기술과 안두릴의 자율 임무 수행 체계(Mission Autonomy) 솔루션을 상호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ASV 시제함의 설계·건조 및 AI 솔루션 공급 계약까지 체결했다. 현재 시제함은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며, 올해 10월 진수 후 미국 연안에서 시험 운항에 투입될 예정이다. 쉼프 CEO는 "시제함이 1년 내 운용 가능하다고 본다"며 "미국 해군이 그렇게 프로젝트를 설계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력 범위는 수상에서 수중으로도 확장됐다. 양사는 올해 4월 미국에서 열린 'SAS 2026(해양항공우주 전시회)'에서 '첨단 무인잠수정(UUV) 시스템 공동 개발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같은 날 ABS·안두릴과 '자율 해양 시스템 및 관련 규정·인증 프레임워크 개발에 관한 3자 MOU'도 맺어 무인 함정의 실증 및 인증 절차를 함께 정립하기로 했다.

쉼프 CEO는 HD현대와의 역할 분담에 대해 "선박 운항, 충돌 예방 시스템 등 다양한 자율화 요소에서 HD현대가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안두릴은 무인 수상정 여러 척을 편대로 묶어 조정하는 것에 집중한다. 수중, 육상 등 다영역을 아우른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역량을 팔란티어와 비교하는 질문에는 "안두릴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로보틱스, 자율체계까지 구현할 수 있다. 우리는 소프트웨어 중심"이라고 차별화했다.

이용배(오른쪽) 현대로템 대표이사 사장과 브라이언 쉼프 안두릴 공동창업자 겸 CEO가 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무기체계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대로템 제공
이용배(오른쪽) 현대로템 대표이사 사장과 브라이언 쉼프 안두릴 공동창업자 겸 CEO가 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무기체계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대로템 제공

대한항공과 자율형 무인기 시연 성공...현대로템과 복합 통합 지휘통제체계 구축

대한항공과의 협력도 가시적 성과를 냈다. 안두릴과 대한항공은 4월 30일 한국 시험장에서 3개 플랫폼을 활용한 자율형 무인기(AAV)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리모트 컨트롤러 없이 무인기 3대가 자율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존 킴 안두릴코리아 대표는 "대한항공이 무인기를 잘 만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파트너로 선택했다"며 "지난주 무인항공기 3대가 리모트 컨트롤러 없이 성공적으로 비행했다. 무인 자율비행이 정말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한국 공군이 필요로 하는 소형 무인기 사업에 대한항공과 협력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해 8월 무인 항공기 분야(UAS)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협력합의서에 서명하고, 지난달에는 한국·미국 양국에서 AAV 공동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한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무인기 협력을 확대하고, 전 세계 대규모 산불 예방을 위한 통합 솔루션 공동 개발에도 나선다.

안두릴은 이날 오전 현대로템과도 AI 기반 유무인 복합 통합 지휘통제체계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안두릴의 AI 소프트웨어 플랫폼 '래티스(Lattice)'를 현대로템의 무인 플랫폼과 주요 지상 무기체계에 적용해 실시간 상황 인지와 자율 임무 수행이 가능한 통합 지휘통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인간과 AI가 협업하는 미래 전장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쉼프 CEO는 래티스에 대해 "오늘날 전장의 핵심 과제는 압도적인 정보의 홍수 속에서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라며 "래티스를 통해 정보 처리에 소모되던 역량을 자동화해 지휘관이 정말 중요한 결정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래티스는 수천 개의 센서와 데이터 소스를 통합·분석해 상황 인지부터 판단, 실행까지 전 과정을 초 단위로 단축하고, 버튼 하나로 여러 영역의 실시간 지휘통제를 지원한다.

브라이언 쉼프 안두릴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7일 서울 종로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안두릴코리아 제공
브라이언 쉼프 안두릴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7일 서울 종로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안두릴코리아 제공

"한국 공급망 글로벌에 편입…한미 조선펀드도 협력"

쉼프 CEO는 한국 시장에 대한 장기 전략도 밝혔다. 그는 "한국 정부만을 대상으로 사업하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으로 확대해 전 세계 다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다"며 "자율수상정을 미국 해군에 도입하는 것이 윈-윈 기회"라고 강조했다.

공급망 측면에서도 한국의 역할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쉼프 CEO는 "현재 모든 제품을 해외와 미국에서 제조하고 있는데, 한국은 빠른 속도와 가성비 등 공급망 역량이 있다"며 "상시 공급망을 한국에 구축해 글로벌 공급망에 편입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조선펀드(마스가 펀드)에 대해서도 "안두릴이 미국 파트너로서 할 역할이 있다면 고려하겠다. 미국 해군과 일한 전문성으로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돕겠다"고 말했다.

안두릴 상장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쉼프 CEO는 "구체적인 상장 목표 시기는 없다. 지금은 사모시장에서 충분히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며 "서둘러 상장할 생각은 없다. 현재 투자자는 비공개기업으로 남아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존 킴 대표는 "지난 1년간 한국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자율 무인수상함 시제함 건조 착수, 자율형 무인기 공동 개발 등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왔다"며 "현대로템과의 협력을 포함해 한국의 하드웨어 기술력과 안두릴의 소프트웨어가 만나 더 정밀하고 효율적인 네트워크 기반 국방 역량 구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안두릴은 하청 중심의 기존 방산 모델과 달리 자체 투자로 연구개발 및 생산을 진행해 완성된 제품을 상용 형태로 제공하는 방산 제품 기업이다.
고스트-X, 볼트-M 등 드론과 바라쿠다, 퓨리 등 자율무인기가 이 방식으로 개발돼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 군에 납품되고 있다. 현재 미국과 호주에 300명 이상의 생산인력을 두고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 서울, 일본 도쿄, 대만 타이페이에 사무실을 운영 중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