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TF 꾸려 포용금융 정책 근본적 재설계
1·2금융 사이 금리단층 문제 해결방안 위해
신용평가체계 고치고
銀 여신시스템도 중·저신용자 포섭 가능하게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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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등급 등 고신용자 중심의 은행 대출 문제를 지적하면서 금융위원회가 현행 신용평가시스템과 함께 은행의 여신시스템 손질에도 나선다.
금융위는 이 대통령과 김용범 정책실장이 언급한 1금융에서 2금융으로 갈 때 금리가 5%p 튀는 '금리단층' 문제의 해법으로 신용평가시스템 개편과 은행 여신시스템 손질을 동시에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1금융과 2금융 사이의 금리단층 문제는 금융당국이 20년 넘게 풀지 못한 숙제로, 시중은행에서는 연체율이 높은 중·저신용자의 대출 확대는 금리가 아닌 '포용금융' 정책 확대로 풀어야 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당국 포용금융 정책 '재설계'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포용금융 정책을 근본적으로 고민하는 태스크포스(TF)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TF에서는 대통령과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문한 신용평가시스템 전면 개편을 포함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가로막는 은행의 여신시스템 개선 방안도 테이블에 올릴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용도에 따라서 금리가 적정하게 매겨져야 하는데 1금융에서 2금융으로 가다보면 금리가 팍 튀는 것은 현재 신용평가 체계가 포섭을 못하는 것이라 이런 신용평가 체계를 고쳐야 한다"면서 "은행이 '새희망홀씨' 등을 취급해도 의도적으로 하는 것이라 은행의 여신시스템 자체가 (중·저신용자를) 포섭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방안이 어떤 것이 있나 논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은행은) 언제나 1등급, 상위등급 대출만 취급하고 아예 대상 취급도 안해줘서 전부 제2금융, 대부업자, 사채업자한테 가서 의존하게 만드는데 그러면 안된다"면서 "포용금융이 금융기관의 의무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대통령과 정책실장이 언급한 금리단층은 1금융(은행)과 2금융(여전·저축은행) 사이에 존재하는 대출공급이 없는 구간, 즉 '그레이존'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그레이존 영역을 위한 대출 등 지원 방안을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실제 그레이존에 속하는 중·저신용자들은 은행 대출이 쉽지 않다. 은행들은 지금까지 2금융 대출 내역 등을 이유로 대출심사에서 거절하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제1금융과 제2금융 사이 그레이존은 결국 제2금융권으로 밀려나게 된다"면서 "제2금융권에서 밀려면 1금융으로 돌아오는 비율이 적다"고 말했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건전성 '충돌'
금융당국은 이같은 금리단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금리시장 활성화 등 여러 정책 아이디어를 시행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 정책실장이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반성문'이다.
지난 2000년대 중반 은행의 저축은행업 진출로 중금리 시장이 자연스레 구축되기를 유도했지만 '2금융권 영역 침범' 등이란 비판에 실패했고, 중금리 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추진된 2011~2012년 대부업체 거래 정보 공유도 대부업계의 반발에 성사되지 못했다. 이후 뒤늦은 2016년에야 시행됐지만 시장 활성화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같은 해 금융당국은 은행의 저금리 대출과 대부업권의 고금리 대출 단층을 메우기 위해 중금리대출 제도를 전격 도입했다. 금융 이력이 부족한 청년·주부·프리랜서 등을 포함한 중저신용자에 정부가 정한 민간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 요건에 맞춰 대출하면 업권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올해도 금융당국은 중금리대출을 많이 하는 금융사에 가계부채 관리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이에 KB국민은행이 올해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중금리대출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고금리 장기화로 차주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연체율이 가파르게 치솟는 점은 은행들의 건전성을 압박하는 '딜레마'로 꼽힌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중저신용자의 대출 확대를 위해서는 포용금융 차원의 해법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행 신용평가시스템은 미국과 유럽의 신용평가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것"이라면서 "20~30%를 손해보라는 것은 리스크를 키우고 건전성을 해치라는 말인데, 현재 신용등급 구조와 은행 체계를 바꿔야 가능하다"고 토로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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