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건설만 믿다간 망한다"… 첨단산업 소재사업에 뛰어든 페인트업체들

강경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7 18:16

수정 2026.05.07 18:16

건설경기 침체에 작년 실적 역성장
SP삼화, 반도체 EMC 양산에 착수
조광페인트, 이차전지 소재 라인업
노루페인트도 난연몰딩제 등 양산

SP삼화 반도체 EMC 제품 SP삼화 제공
SP삼화 반도체 EMC 제품 SP삼화 제공

SP삼화(옛 삼화페인트공업)와 노루페인트, 조광페인트 등 페인트(도료) 업체들이 최근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에 쓰이는 소재 사업에 잇달아 출사표를 냈다. 건설시장 침체로 지난해 역성장을 경험하는 등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향후 유망한 소재 분야에 진출, 성장 흐름을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P삼화는 반도체 패키징(조립) 공정에 쓰이는 'EMC(Epoxy Molding Compound)' 양산에 최근 착수했다. 이는 지난 2018년 EMC 연구개발에 뛰어든 지 무려 8년 만에 일군 성과다. EMC는 열과 습기, 충격 등 외부 환경으로부터 반도체를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앞서 SP삼화는 올해 초부터 EMC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반제품인 'MMB(Melt Master Batch)'를 삼성SDI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삼성SDI와 공동 개발한 MMB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에 들어가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패키징 공정에 적용된다.

SP삼화 관계자는 "그동안 외산에 의존해온 반도체 소재를 잇달아 국산화하고 있다"며 "반도체뿐 아니라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비중을 강화해 도료 영역을 넘어 종합화학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광페인트는 이차전지 소재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조광페인트는 현재까지 △전기절연 솔루션 △열관리 솔루션 △구조 및 접착 솔루션 △전극용 바인더 솔루션 등 이차전지 소재 라인업을 확보했다.

전기절연 솔루션은 이차전지 셀과 모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기적 위험을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열관리 솔루션은 이차전지 작동 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제어, 성능 저하를 방지하고 수명을 연장시킨다. 구조 및 접착 솔루션은 이차전지 팩의 구조적인 안정성을 강화하고, 전극용 바인더 솔루션은 전극 소재 결합력을 높여 에너지 효율과 출력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능을 한다.

조광페인트 관계자는 "페인트 분야에서 80년 이상 축적한 코팅 기술을 바탕으로 전기자동차와 함께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에 활발히 적용되는 이차전지 소재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루페인트 역시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노루페인트는 이차전지 내외부 충격을 흡수하고 이차전지 사이 공간을 메워주는 난연몰딩제, 고온 상황에서 이차전지 부식을 방지하는 우레탄난연폼 등을 양산 중이다.

이렇듯 페인트 업체들이 첨단산업 소재 분야에 진출하는 이유는 페인트 최대 수요처인 건설 경기가 침체를 이어가며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광페인트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2480억원보다 18% 줄어든 2026억원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195억원 손실을 내면서 전년 24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 경기 회복이 요원한 가운데 반도체 등 첨단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특히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분야"라고 말했다.
이어 "이에 페인트 업체들이 화학약품 배합과 코팅 등 오랜 기간 축적한 기술력을 첨단산업 소재 분야로 확대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