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장관, 교육공동체 간담회 찾아
교사 90% "형사책임 불안 극심"
학생·학부모·전문가 목소리 모아
예방책·책임기준 등 이달 구체화
수학여행과 같은 현장체험학습이 학교 현장에서 위축되자 교육부가 교사·학부모·학생·전문가 의견 수렴에 나섰다. 2022년 체험학습 중 발생한 안전사고 이후 사고의 법적 책임이 교사 개인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면서다.
교육부는 이날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안전하고 배움이 있는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교육공동체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현장체험학습 운영 과정에서 학교 현장이 겪는 어려움과 안전사고 발생 시 책임 문제를 폭넓게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초·중등 교사와 학부모, 고등학생, 전문가 등 토론 참석자 7명과 방청객 30여명 등 총 4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현장체험학습의 필요성과 안전 대책, 교사 면책 기준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이번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월 30일 현장체험학습 위축 문제와 관련해 교육부와 법무부에 "교사의 법적 책임과 면책 영역에 불합리한 부분이 없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한 이후 마련됐다. 당시 이 대통령은 공개 토론을 통해 교사·학부모·전문가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현장체험학습은 수학여행이나 박물관 견학처럼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교육활동이다. 교실 수업만으로 얻기 어려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교육적 필요성이 크지만, 최근 학교 현장에서는 운영 자체를 주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2026 현장체험학습 실태조사'에 따르면 숙박형 체험학습 실시율은 53.4%에 그쳤다. 또 교사의 89.6%는 사고 발생 시 개인이 형사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에 극심한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는 2022년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안전사고 이후 불거진 교사 책임 논란이 영향을 미쳤다. 체험학습 도중 사고가 발생할 경우 교사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형사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우려가 학교 현장 전반으로 확산됐다는 것이다.
최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2022년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가슴 아픈 사고는 우리 사회와 교육계에 큰 과제를 남겼다"며 "학생 안전을 최일선에서 책임지는 선생님들이 혼자 감당해야 했던 책임감과 법적 부담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무거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은 교직원이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사고 예방조치의 범위와 교사가 예견해야 할 위험 수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 실제 사고 발생 시 교사 개인이 책임을 떠안는 구조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교원단체들은 사고 이전 예방조치의 범위와 위험 예견 기준, 학교와 교육청의 지원 책임 등을 보다 구체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사들이 현장체험학습을 기피하지 않도록 하려면 법적 보호 장치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이달 중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 장관은 "이번 간담회 이후에도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선생님들이 안전사고 책임에 대한 걱정 없이 학생들과 배움이 있는 현장체험학습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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