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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탓"이라는 부모님 요통…어버이날, 허리 살펴보세요 [Weekend 헬스]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7 18:42

수정 2026.05.07 18:42

척추관협착증·퇴행성 디스크 의한 통증일수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어버이날이 다가오면 부모님의 건강을 한 번쯤 돌아보게 된다. 혈압이나 당뇨처럼 수치로 확인되는 질환에는 관심을 가지면서도 정작 많은 자녀들이 놓치는 분야가 있다. 바로 허리와 척추 건강이다.

고령층 상당수는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을 경험한다. 하지만 이를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여기고 참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나이 들면 원래 허리가 아프다"는 인식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통증 뒤에 척추관협착증이나 퇴행성 디스크 같은 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노년기 척추질환은 단순한 통증을 넘어 보행 장애와 활동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초기에는 허리만 불편하던 증상이 시간이 지나면서 다리 저림, 보행 불편, 자세 변화 등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의료진들은 노년층 척추질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통증 자체'보다 신경 압박 여부라고 설명한다. 단순 근육통과 달리 신경이 눌리기 시작하면 다리 저림이나 보행 이상 같은 특징적인 신호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가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으로, 고령층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초기에는 허리가 뻐근한 정도로 시작되지만 점차 다리 통증과 저림, 보행 장애가 동반될 수 있다.

가장 흔한 특징은 '걷다가 쉬게 되는 증상'이다. 특히 허리를 숙이면 편하고, 허리를 펴거나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퇴행성 디스크나 척추전방전위증 역시 노년층에서 흔히 나타난다. 디스크가 닳거나 척추뼈 배열이 틀어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들이다. 이 경우 허리 통증뿐 아니라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까지 저림이나 당김 증상이 이어질 수 있다.

자녀들이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부모님의 '생활 변화'다. 통증이 심해져도 이를 직접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예전보다 걸음이 눈에 띄게 느려졌는지, 허리를 숙인 채 걷는 시간이 늘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 척추질환이라고 해서 무조건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증상이 심해지기 전 발견하면 운동 치료와 약물 치료, 주사 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만으로도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박재현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노년기 척추질환은 단순 허리 통증보다 신경 압박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리 저림이나 보행 불편이 동반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기에 관리하면 수술 없이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사례가 많다"며 "통증을 오래 참고 방치하기보다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의 관심이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해 통증을 숨긴 채 생활한다.
하지만 허리 질환은 방치할수록 움직임이 줄고 근력이 떨어지면서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