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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치기 암기할 땐 '디카페인' 마셔라"...무시했던 커피의 소름 돋는 반전 [헬스톡]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8 04:20

수정 2026.05.08 04:20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매일 무심코 마시는 커피가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바꿔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줄여준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카페인 함유 여부에 따라 일반 커피는 '집중력'을, 디카페인 커피는 '기억력'을 끌어올리는 등 뇌에 미치는 작용 방식이 전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일랜드 코크대학교(UCC) 산하 APC 마이크로바이옴 연구팀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했다. 장과 뇌가 긴밀하게 연결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이른바 '장-뇌 축(gut-brain axis)' 이론을 커피 섭취와 접목한 연구다.

연구팀은 평소 하루 3~5잔의 커피를 마시는 성인 31명과 전혀 마시지 않는 31명을 대상으로 대변 및 소변 샘플을 분석해 장내 미생물과 대사물질의 변화를 추적했다.

참고로 하루 3~5잔은 유럽식품안전청(EFSA)이 권장하는 성인의 적정 커피 섭취량이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 커피 섭취군에게 2주간 커피를 끊게 한 뒤, 카페인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를 무작위로 제공하며 심리 및 인지 기능 변화를 관찰했다.

목적 따라 달라지는 뇌 각성 효과


연구 결과, 뇌 인지 기능과 신경학적 반응은 커피의 종류에 따라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먼저 카페인이 포함된 '일반 커피'를 마신 그룹은 뇌의 주의력과 집중력이 즉각적으로 크게 향상되는 효과를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각성 효과뿐만 아니라, 체내 전반의 '염증 위험'을 뚜렷하게 감소시키고 심리적 '불안 수준'까지 낮추는 신체적 안정화 작용이 함께 관찰됐다는 것이다.

반면,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 커피'를 섭취한 그룹에서는 인지 기능 중에서도 특히 학습 능력과 기억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뇌를 흥분시키는 카페인이 빠진 대신, 커피 원두 자체에 풍부하게 함유된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 등 다른 유효 성분들이 뇌신경 세포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어 기억력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했다.

장내 '행복 미생물' 키우는 커피


이러한 뇌와 심리 상태의 긍정적 변화 기저에는 커피가 만들어낸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분석 결과, 커피 섭취자의 장 내부에서는 '에게르텔라(Eggertella sp)'와 '크립토박테리움 커르툼(Cryptobacterium curtum)' 등 유익균들의 수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 미생물들은 소화기관 내에서 산 생성과 담즙산 합성을 촉진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은 장내 환경을 튼튼하게 만들어 외부에서 침입하는 유해균과 감염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강력한 면역 방어막 체계를 구축한다.

심리적 증상 개선 효과도 탁월했다.
긍정적인 감정 발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피르미쿠테스(Firmicutes)' 계열의 유익균 역시 섭취군에서 눈에 띄게 증가했다. 그 결과, 카페인 유무와 상관없이 두 그룹 모두 일상에서 느끼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묵은 우울감이 줄어들고, 돌발적인 충동성이 억제되는 등 전반적인 감정 조절 능력과 기분이 개선되는 공통된 효과를 누렸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조사가 총 62명을 대상으로 진행돼 표본 규모가 다소 제한적인 만큼, 커피가 유발한 장내 미생물의 긍정적 변화가 장기적인 질병 예방과 뇌 건강 증진으로 어떻게 직결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