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풀은 7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부채 상환에 집중하기 위해 배당 지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연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도 기존 6달러에서 3~3.50달러로 대폭 낮췄다.
록산 워너 월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생활비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소비자 신뢰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월풀은 소비 위축이 이미 실적에 직접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침체된 미국 주택시장과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은 고장 난 냉장고나 세탁기 같은 필수 가전은 교체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 구매는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워너 CFO는 "소비자들이 지출에 더욱 신중해졌고, 특히 고가 제품 구매를 줄이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월풀은 올해 1·4분기 주당 56센트 손실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주당 38센트 흑자를 예상했지만 기대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미국 소비 둔화가 필수 소비재 영역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월풀은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긴급 관세 조치를 무효화한 점도 실적 악화 요인으로 꼽았다. 대법원 판결 이후 경쟁업체들이 관세 환급 가능성을 반영해 제품 가격을 낮추면서 경쟁 압박이 더욱 심해졌다는 설명이다.
월풀은 이미 지난 4월 일부 제품 할인 폭을 줄이며 사실상의 가격 인상에 나섰다. 경쟁사들도 곧바로 가격 인상에 동참하면서 시장 전체의 가격 상승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풀은 오는 7월 가전제품 판매 가격을 평균 4% 인상할 계획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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