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AI 규제, 내년 12월로 16개월 연기
EU이사회·유럽의회 합의 발표
미국, 중국과의 AI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강력한 규제가 유럽 AI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관련 기업들의 우려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7일(현지시간) EU 이사회와 유럽의회는 공동발표를 통해 AI법 일부 조항을 간소화·유연화하는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마릴레나 라우나 키프로스 공화국 유럽 담당 차관은 EU 이사회 공식 발표문을 통해 "이번 합의는 반복적인 행정 비용을 줄여 기업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조치"라며 "법적 불확실성을 줄이고 회원국 전반에 걸쳐 보다 조화로운 규정 집행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고위험 AI'에 대한 규제 시행 연기다.
또 EU는 기계·산업장비 분야를 AI법 적용 대상에서 상당 부분 제외하기로 했다. 이미 별도 산업 안전 규제를 받고 있는 만큼 중복 규제를 줄여야 한다는 독일, 프랑스 제조업계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대신 EU는 아동 보호, 딥페이크 규제 조항은 강화했다. 일명 '누디파이어'라고 불리는 비동의 음란 이미지 생성 앱과 AI 기반 아동 성착취물 생성은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AI 생성 콘텐츠에 대한 워터마크 의무도 도입된다.
EU의 AI 규제 완화는 유럽 기업들의 공개적인 압박 이후 급물살을 탔다.
앞서 미스트랄AI와 ASML, 지멘스, SAP, 에릭슨 등 유럽 IT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과도한 규제가 유럽 AI 경쟁력을 훼손하고 있다"며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실제 EU 내부에서는 AI법이 미국 빅테크보다 오히려 유럽 기업에 더 큰 부담을 준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유럽의 스타트업과 제조기업들은 복잡한 인증·문서화 의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EU의 AI법은 지난 2024년 발효 당시 세계 최초의 AI 기본법으로 '고위험 AI'에 대한 강력한 규제조항을 담아 오는 8월 시행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AI 개발 및 시장 경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EU가 규제보다 산업 경쟁력 확보로 정책 중심을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cafe9@fnnews.com 이구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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