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제주 투자 애로 99건 중 71건 해결… 원스톱 행정으로 283억원 추가 투자 이끌었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8 09:01

수정 2026.05.08 09:01

44개 기업 상담 204회 진행
부서·기관 협의 258회로 조정
처리율 71.7%… 복합 애로 해소
대표 4개 기업 투자 1767억원 확대
AI·우주기업 유치 성과와 맞물려
18개 공공기관 협업 체계 가동

지난해 12월 2일 한화시스템이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위성제조 인프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제주우주센터’를 서귀포시 하원동에 준공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원스톱기업지원체계를 통해 기업 애로 99건 가운데 71건을 처리했다. 제주도는 상담 204회와 부서·기관 협의 258회를 진행해 복합 인허가와 법률 문제 등을 조정했다. /사진=한화시스템 제공
지난해 12월 2일 한화시스템이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위성제조 인프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제주우주센터’를 서귀포시 하원동에 준공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원스톱기업지원체계를 통해 기업 애로 99건 가운데 71건을 처리했다. 제주도는 상담 204회와 부서·기관 협의 258회를 진행해 복합 인허가와 법률 문제 등을 조정했다. /사진=한화시스템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기업들이 인허가와 입지, 법률 문제를 여러 부서에 따로 설명하던 행정 부담이 줄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기업 애로를 한 창구에서 조정하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가동하면서 투자 실행과 재투자 확대 성과를 내고 있다.

8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원스톱기업지원체계를 통해 접수된 기업 애로 99건 가운데 71건이 처리됐다. 처리율은 71.7%다.

제주도는 44개 기업을 대상으로 상담 204회, 부서·기관 협의 258회를 진행했다.

기업 애로는 인허가, 입지, 법률, 재정지원 등 여러 부서 판단이 함께 필요한 경우가 많다. 제주도는 개별 부서 대응으로 풀기 어려운 복합 사안을 한 창구에서 조정했다.

투자 확대 효과도 나타났다. 애로가 해소된 32개 기업 가운데 대표 사례로 꼽힌 4개 기업의 투자 규모는 당초 1484억원에서 1767억원으로 늘었다. 행정 지원 이후 283억원의 추가 투자가 반영됐다.

제주도는 추가 투자로 약 254억원의 부가가치 유발과 509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기업 사후 관리가 실제 투자 집행과 고용 효과로 연결될 수 있음을 확인한 대목이다.

■기업 유치 이후 정착 지원이 승부처

4월 27일 오후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제3회 원스톱기업지원협의체 정기회의'가 열리고 있다. 제주도 원스톱기업지원협의체는 도내 18개 공공기관과 민자유치위원회, 도·행정시 부서가 함께 참여하는 범민관 기업 지원 플랫폼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4월 27일 오후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제3회 원스톱기업지원협의체 정기회의'가 열리고 있다. 제주도 원스톱기업지원협의체는 도내 18개 공공기관과 민자유치위원회, 도·행정시 부서가 함께 참여하는 범민관 기업 지원 플랫폼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도는 2024년 8월 원스톱기업지원팀을 신설하고 기업 투자 전 과정의 애로사항을 전담해 왔다. 이후 원스톱기업지원협의체를 중심으로 기업 지원 체계를 넓혔다.

협의체에는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 신규 합류 기관을 포함해 도내 18개 공공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민자유치위원회 14명과 도·행정시 58개 부서도 함께 움직인다.

운영 체계는 제주도지사 주재 협의체, 행정부지사 중심 지원단, 실무단으로 이어진다. 현장 애로가 실무 검토에서 멈추지 않고 부서·기관 조정과 고위급 의사결정으로 이어지도록 한 구조다. 제주도는 협의체 회의와 실무단 운영을 통해 160회 이상 협의를 진행했다. 기업 상담과 부서 협의를 병행하며 법률 검토, 인허가 조정, 관계기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을 단계별로 처리했다.

원스톱 지원체계가 주목받는 이유는 제주 투자유치 흐름이 신산업으로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2025년 3월 인공지능 기반시설 전문기업 바로AI와 신설투자 업무협약을 맺고 하남 데이터센터에 이은 제주 제2호 데이터센터 설치를 확정했다. 바로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 처리 능력을 제공하는 AI 산업 기반시설로, 제주도는 신재생에너지와 결합한 친환경 모델 구축 가능성도 제시했다.

제주시 한림읍 상대리에 위치한 우주기업 컨텍의 '아시안 스페이스 파크' 전경. 제주도는 민간 우주 인프라와 AI 데이터센터 등 신산업 기업 유치가 늘면서 투자 이후 인허가와 기반시설을 조정하는 원스톱 행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사진=컨텍 제공
제주시 한림읍 상대리에 위치한 우주기업 컨텍의 '아시안 스페이스 파크' 전경. 제주도는 민간 우주 인프라와 AI 데이터센터 등 신산업 기업 유치가 늘면서 투자 이후 인허가와 기반시설을 조정하는 원스톱 행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사진=컨텍 제공


우주산업 분야에서는 민간 우주 전문기업 컨텍의 제주 투자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 컨텍은 2026년 4월 제주에서 아시안 스페이스파크를 준공하고 12기의 우주 안테나를 갖춘 민간 우주 인프라를 확보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초기 발굴·육성한 기업이 제주 우주산업 생태계의 가시적 성과로 이어진 사례다.

제주에는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 유치와 컨텍 지상국 가동이 맞물리며 위성 제조, 해상 발사, 지상국 관제, 데이터 활용으로 이어지는 우주산업 가치사슬 구축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제주도가 투자 유치 이후 인허가와 기반시설, 관계기관 협의를 안정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이유다.

■환경 규제·입지 제약 큰 제주… 행정 조정력이 투자 속도 좌우

오영훈 제주지사와 이용덕 바로AI 대표가 지난해 3월 14일 도청 백록홀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도는 원스톱 행정 지원을 통해 대표 4개 기업의 투자 규모가 1484억원에서 1767억원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추가 투자 규모는 283억원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오영훈 제주지사와 이용덕 바로AI 대표가 지난해 3월 14일 도청 백록홀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도는 원스톱 행정 지원을 통해 대표 4개 기업의 투자 규모가 1484억원에서 1767억원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추가 투자 규모는 283억원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 투자환경은 다른 지역보다 복합적이다. 기업은 인허가 기간, 입지 제약, 환경 규제, 전력·용수·교통 같은 기반시설 문제를 함께 맞닥뜨린다. 한 부서만 움직여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이 많다.

기업 유치만으로 투자가 실행되지는 않는다. 부지 확보와 인허가, 기반시설, 주민 수용성, 관계기관 협의가 맞물려야 착공과 고용으로 이어진다. 제주처럼 환경 보전과 개발 수요가 동시에 걸린 지역에서는 행정 조정력이 투자 실행 속도를 좌우한다.

원스톱기업지원체계는 이런 구조적 부담을 줄이는 장치다. 기업이 여러 부서를 찾아다니며 같은 내용을 반복 설명하지 않도록 하고, 관련 기관이 같은 테이블에서 해결 방안을 찾도록 하는 방식이다.

남은 과제는 후속 관리다. 원스톱 행정의 성과는 상담과 협의 건수보다 실제 착공과 고용, 지역업체 참여로 확인돼야 한다. 처리되지 않은 기업 애로 28건도 법령 개정과 중앙부처 협의, 이해관계 조정, 기반시설 확충이 필요한 과제로 이어질 수 있어 관계기관 협업이 필요하다.


제주도는 투자기업 전담관리를 강화하고 기업 애로를 먼저 찾아내는 방식으로 지원체계를 보완할 계획이다. 규제 개선 과제도 관계 부처와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강애숙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기업 애로를 한 창구에서 조정해 투자 실행 속도를 높이겠다"며 "기업이 체감하는 행정 지원과 규제 개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