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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페르시아만 해협청 신설... 호르무즈 통제권 공식화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8 10:16

수정 2026.05.08 10:15

선박 정보 제출 의무화 추진
통행 허가·세금 체계 구축
미국 "국제 해운 질서 위협" 반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공식화하기 위해 새로운 정부 기관인 '페르시아만 해협청(PGSA)'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신고 의무와 사실상 통행료 체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으로 국제 해운 질서를 둘러싼 갈등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및 CNN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페르시아만 해협청'(Persian Gulf Strait Authority·PGSA)을 출범시키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에 대한 관리 절차를 공식화하고 있다.

PGSA는 선박들의 통과 신청을 심사하고 사실상 세금 성격의 비용을 부과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란은 해운업계에 '선박 정보 신고' 신청서를 배포하고 모든 선박이 이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안전 항행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이 입수한 신청서에는 40개가 넘는 항목이 포함됐다. 선박 이름과 식별번호, 출항지·목적지뿐 아니라 선주와 운항사 국적, 선원 국적, 적재 화물 세부 정보까지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특히 PGSA는 선박의 과거 이름까지 적어내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정보는 호르무즈 해협 진입 전 이란 당국에 이메일로 미리 제출해야 한다.

현재까지 실제 신청서를 제출한 선박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원칙적으로 모든 국가 선박이 자유롭게 통항할 수 있는 국제 해협이다. 그러나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이란은 자국 원유를 제외한 선박 운항을 사실상 제한하기 위해 기뢰를 부설했고, 미국은 이에 맞서 대규모 함대를 전개하며 해상 보호 작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 안쪽 페르시아만에는 수천척의 선박과 수만명의 선원이 사실상 갇힌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CNN은 PGSA 신설이 미국과 주변국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해협 통제권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핵심 에너지 수송로다. 해협 봉쇄 장기화로 국제 유가는 이미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미국 휘발유 가격도 갤런당 4.5달러를 웃돌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새로운 관리 체계" 구축을 공개 지시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페르시아만의 날' 메시지에서 "페르시아만은 이란과 무슬림 국가들의 문명과 정체성 일부"라며 새로운 관리 시스템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지난 6일 텔레그램 게시글에서는 "강력한 이란 전략에 기반한 새로운 지역 및 국제 질서"를 강조하며 "해협 봉쇄라는 지렛대 활용"을 직접 거론했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 공격에 따른 피해 배상을 명분으로 통행료 부과 필요성도 주장해왔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선박 한 척당 최대 200만달러 수준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마이크 왈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란이 국제 해운 선박들에 사실상 신고와 뇌물, 통행료를 강요하고 있다"며 "이는 특정 지역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해운업계에서는 이미 이란이 유사한 정보 제출을 요구해왔지만 이번에는 이를 제도화·공식화하려 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해양정보업체 로이드 인텔리전스 관계자는 CNN에 "선주들은 이전부터 비슷한 요구를 받아왔지만, 이번에는 이를 공식 절차로 만들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