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민투표 검토 입장에 대응
환경영향평가 조례 개정 추진
제2공항 쟁점검증위 구성 제안
찬성 35%·반대 35%·중립 30%
조류·숨골·소음·지하수 기준 합의
"통과 땐 추진·미달 땐 재검토"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제2공항 문제가 도지사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다시 떠올랐다. 정부가 차기 제주도정의 공식 요청이 있을 경우 주민투표 시행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가운데 문성유 국민의힘 제주특별자치도지사 후보가 주민투표 여부에만 머물지 않고 제주 자체 검증 절차로 갈등을 끝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문성유 후보는 8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공항 문제는 11년 동안 제주 공동체를 갈라놓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 최대 현안"이라며 "찬반 반복이 아니라 도민이 신뢰할 수 있는 검증 절차와 책임 있는 행정 결정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제주 제2공항 주민투표 요구와 관련해 차기 제주도정이 공식 요청할 경우 관계기관과 협의해 시행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지난 3월 30일 제주 타운홀 미팅에서 제기된 주민투표 요구에 대한 회신에서 이 같은 국토부 입장을 전달했다.
문 후보는 정부 입장에 대해 "제주 사회의 갈등 상황과 도민 여론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금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을 택하느냐가 아니라 갈등을 끝내고 도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론에 이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취임 즉시 '제주특별자치도 환경영향평가 조례'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책사업이라도 제주에서 추진되는 이상 도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검증 절차를 거치도록 조례와 행정 절차로 제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문 후보는 가칭 '제2공항 쟁점검증위원회' 구성도 제시했다. 위원회는 찬성 35%, 반대 35%, 중립 전문가 30% 구조로 꾸리고 중립 전문가는 복수 추천과 공동 합의 절차를 거쳐 선정하겠다고 했다. 기존 이해관계자나 직접 참여자는 배제해 중립성 기준을 제도화하겠다는 설명이다.
검증 대상은 조류 충돌, 숨골, 소음, 지하수 등 제2공항을 둘러싼 핵심 쟁점이다. 문 후보는 "검증은 결과를 놓고 싸우는 일이 아니라 기준을 먼저 합의하는 일"이라며 "어느 수준이면 안전한지 기준을 정한 뒤 그 기준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검증 과정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제2공항 관련 자료와 회의 결과, 소수 의견까지 공개하고 검증 기간과 보완 횟수도 명확히 제한하겠다는 방침이다. 11년간 이어진 논쟁을 다시 장기화하지 않기 위해 '마감 있는 절차'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문 후보는 검증 결과에 대한 원칙도 제시했다. 그는 "기준을 통과하면 추진하고 통과하지 못하면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절차에 문제가 없다면 그 결과를 행정 결정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최종 결정권은 제주도지사가 행사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문 후보는 "검증위원회가 결정을 대신하지 않는다"며 "도지사가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검증된 사실 위에서 책임지고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제2공항은 제주 동부권 공항 인프라 확충을 둘러싸고 찬반이 장기간 맞선 사안이다. 찬성 측은 항공 안전과 지역균형발전, 관광·물류 기반 확충을 강조해 왔다. 반대 측은 환경 훼손과 주민 수용성, 항공수요 전망, 기존 공항 개선 가능성 등을 문제 삼아 왔다. 정부의 주민투표 검토 입장이 나오면서 차기 도정의 판단과 공식 요청 여부가 새 변수로 떠올랐다.
문 후보는 "이제 누가 이기느냐의 싸움을 멈추고 무엇이 사실인지로 결정해야 한다"며 "제2공항 갈등을 절차로 봉합하고 제주 경제 회복과 미래 산업, 의료 체계 강화에 힘을 돌리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