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헌법 개정이 무산됐다. 국민의힘이 개헌안 표결 불참에 이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위한 무제한토론) 신청까지 나서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더 이상 절차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선포했다.
우 의장은 8일 본회의를 개의하고 국민의힘이 개헌안은 물론 50개 비쟁점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것을 비판하는 발언을 한 뒤 산회를 선포했다. 격앙된 말투로 국민의힘을 쏘아붙이고, 산회 선포 때에는 매우 강하게 의사봉을 내리쳤다.
우 의장은 "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는 2023년 7월 제헌절 경축사에서 제안했고 같은 해 11월 국민의힘도 참여한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개헌안은 우 의장과 국민의힘 제외 원내 6당이 마련했다. 헌법 전문에 5·18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 정신을 수록하고,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 견제권을 강화하는 쟁점이 없는 내용이다. 국민의힘은 개헌안 내용에는 반대하지 않으나 지방선거 이후 국회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개헌의 핵심인 권력구조 개편까지 포함한 합의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다 전날 개헌안이 상정되자 국민의힘은 불참했고, 의결정족수인 191명을 채우지 못해 투표불성립됐다. 이에 우 의장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다시 개헌안을 상정했고, 지방선거 동시 국민투표를 위한 국회 통과 마지노선인 10일까지 이어갈 작정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로 대응하자 포기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개헌안은 투표불성립으로 부결된 것과 같아 재의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것은 부결로 간주하는 헌법재판소 판례를 근거 삼아서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부결된 개헌안을 동일 회기 내 상정하는 것은 명백히 위헌이다. 헌법을 안 지키는데 헌법을 고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자기들끼리 개헌안을 발의하고 단순히 찬반을 묻는 접근은 대단히 잘못된 자세다. 이번에 이만큼, 다음에 저만큼 바꾼다는 것은 누더기옷을 만들겠다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다만 우 의장과 국민의힘 모두 후반기 국회에서 개헌특별위원회를 꾸려 합의안 도출을 시도하자는 데에는 입을 모았다. 지방선거 이후 후반기 국회에서 개헌특위가 가동될지 주목된다.
uknow@fnnews.com 김윤호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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