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이승환 승!" 구미시 상대 소송서 1.2억 배상 판결 끌어냈다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8 16:42

수정 2026.05.08 16:38

가수 이승환이 '정치적 선동 금지' 서약을 받아들이지 않자 콘서트를 이틀 앞두고 공연장 대관을 취소한 구미시와 김장호 구미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사진은 가수 이승환.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뉴시스
가수 이승환이 '정치적 선동 금지' 서약을 받아들이지 않자 콘서트를 이틀 앞두고 공연장 대관을 취소한 구미시와 김장호 구미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사진은 가수 이승환.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가수 이승환의 콘서트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경북 구미시가 이씨와 소속사, 관객들에게 총 1억 2500만 원을 배상하게 됐다. 법원은 구미시의 대관 취소 과정에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해 '공연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는 이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913단독 박남준 부장판사는 이씨와 소속사 드림팩토리클럽, 공연 예매자 100명이 구미시와 김장호 구미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2억 5000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구미시가 이씨에게 3500만 원, 소속사에 7500만 원, 공연 예매자 100명에게 각각 15만 원씩 지급하라고 명했다. 다만 공동 피고로 소송이 제기됐던 김장호 구미시장에 대한 개인적 배상 책임은 기각했다.



이번 사건은 2024년 12월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승환 데뷔 35주년 콘서트 '헤븐'이 공연 이틀 전 돌연 취소되며 불거졌다.

당시 이씨는 타 지역 공연 도중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과 관련해 "탄핵되니 좋다. 앞으로는 편한 세상이 될 것 같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후 일부 시민단체가 구미 공연 반대 집회를 예고하자, 구미시는 "시민과 관객의 안전 우려가 있다"며 대관을 전격 취소했다. 이 과정에서 구미시는 이씨 측에 '정치적 선동 및 오해를 살 수 있는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 제출을 요구했으나 이씨 측은 이를 거부했다.

이에 이씨와 소속사, 예매자 등은 구미시의 일방적 허가 취소와 서약서 강요가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예술의 자유를 침해하는 불법 행위라며 지난해 1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선고 직후 이씨 측 대리인은 "재판부에서 실질적 배상 책임을 인정해 준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 공연의 자유에 중요한 기준점을 세운 판결로, 이씨에 대한 정신적 위자료 청구가 꽤 높게 인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씨 역시 입장문을 내고 "재판부는 오늘 일방적 공연 취소의 위법성, 서약서 강요의 불법성,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은 구미시의 무책임 등을 모두 인정했다"면서도 김 시장의 개인 책임이 무산된 점에 대해서는 "못내 아쉬운 판결"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항소해 끝까지 정의를 묻겠다"며 "행정 권력이 결코 침범해서는 안 되는 음악인의 양심과 예술의 자유를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이씨는 공연 취소와 관련해 헌법소원도 냈으나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3월 '권리보호 이익이 없고 흠결을 보정할 수 없는 경우'라며 각하한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