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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칩 품귀에 구형공정 몸값 뛴다…非TSMC·삼성 '웃음'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2 05:58

수정 2026.05.12 05:58

8인치 가동률 지난해 80%서 올해 90%까지 상승 전망
TSMC, 삼성파운드리 12인치 기반 첨단공정 전환 속도
전력반도체 생산능력 대비 수요 높아져



반도체 웨이퍼가 전시된 모습. 뉴스1
반도체 웨이퍼가 전시된 모습. 뉴스1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산으로 고성능 연산 능력을 요구하는 첨단 AI 칩뿐 아니라 이들 칩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 칩 수요까지 폭증하며 구형 공정 생산능력을 갖춘 파운드리 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그동안 첨단공정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면서 '2군 파운드리' 업체들의 일감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다.

10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상위 10개 파운드리 업체의 평균 8인치 가동률은 지난해 약 80%에서 올해 90% 수준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내년까지 글로벌 8인치 생산능력은 역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PMIC(전력관리반도체) 등 8인치 공정에 의존하는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라인 가동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일부 파운드리 업체들은 이미 가격 인상을 고객사에 전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AI 시대가 열리며 첨단 공정뿐 아니라 성숙공정 중요성도 다시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나 퀄컴의 모바일 칩 등 첨단 공정을 요구하는 고부가 제품들은 12인치 웨이퍼 기반으로 생산됐다.

이는 TSMC나 삼성 파운드리가 8인치 생산능력을 12인치 기반으로 전환하는데 속도를 냈던 이유다. 삼성전자는 최근 1·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경쟁력이 낮은 공정은 과감히 정리하는 방향으로 운영 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8인치 기반 PMIC,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은 순차적으로 라인 폐쇄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주요 업체들이 고부가 제품을 위한 첨단 공정 위주로 생산능력의 초점을 옮기면서 역설적으로 구형 공정으로 분류되는 8인치 파운드리의 중요도는 높아지고 있다. AI 서버 내부에는 여전히 8인치 기반 성숙공정에서 생산되는 PMIC를 비롯한 다수의 전력·보조 칩이 함께 탑재돼서다.

국내에서 8인치 파운드리를 주력으로 하는 DB하이텍이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견조한 전력반도체 수요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가동률 98%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DB하이텍은 올해 2·4분기부터 중국 지역에서 전력반도체 제품의 판가 인상을 단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효과가 2027년 하반기 이후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며 "향후 공급은 더욱 타이트해지고, 2군 파운드리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