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중동發 물가불안' 틈탄 수입업체 탈세·폭리 조사
수산물·의료기기·생활용품 등 43개 특별관리품목 대상 저가 신고로 관세 포탈하고 유통 폭리 취한 혐의 분석
[파이낸셜뉴스] 관세청이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불안을 악용해 수입 가격을 왜곡하고 국내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수입업체들에 대한 관세조사에 전격 착수했다.
관세청은 고유가와 물가 불안 상황 속에서 부당이득을 취한 의혹이 있는 민생물가 특별관리품목 수입업체 10곳에 대해 11일부터 강도 높은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월 벌인 '할당관세 악용 업체 1차 조사'에 이은 2차 특별조사다. 조사 대상은 정부가 지정한 43개 민생물가 특별관리품목 중 수입 규모가 큰 112개 업체를 분석해 선정했다.
주요 조사 대상은 △수산식품 등 밥상 먹거리 △의료용품 등 정부 수급관리 품목 △수입-유통 가격 차가 큰 생활용품 등의 수입업체다. 관세청은 이들이 수입 가격과 국내 판매 가격의 추이를 비정상적으로 형성해 폭리를 취하거나 세금을 탈루했는지 여부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우선 수산물 수입업자의 경우 관세율에 따라 수입 가격을 다르게 신고했는지 확인한다. 특히 할당관세(0%)가 적용될 때보다 기본관세(10%)가 적용될 때 수입 가격을 낮게 신고해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들여다본다.
정부의 매점매석 금지 품목인 의료용품을 보세구역이나 사설 창고에 장기간 묶어두고 시중 유통을 지연시킨 사례도 조사 대상이다. 이는 인위적인 수급 불균형을 유도해 가격 상승을 꾀하는 행위다.
아울러 관세 감면 혜택을 받았음에도 이를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유통 폭리를 취한 경우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재판매가격 유지 행위 등으로 시정명령을 받은 업체의 수입 가격 적정성도 따질 예정이다.
관세청은 조사 과정에서 가격 조작 혐의가 드러나면 탈루 세액을 즉시 추징하는 한편, 고의성이 짙은 경우 바로 범칙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또한, 조사에서 밝혀진 유통 과정의 불공정 거래 정보는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에 공유해 범정부 차원의 단속 시너지를 높이기로 했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공급망 불안을 악용해 부당이익을 취하고 소비자 물가를 높이는 행위는 국가 경제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민생 안정을 해치는 불공정 거래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원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