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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도 엔화 조달 나선다' 알파벳, 첫 '사무라이본드' 발행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1 15:25

수정 2026.05.11 15:24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수천억엔 발행 추진
달러·유로 이어 엔화까지…자금조달 다변화 속도
알파벳 성공 땐 빅테크 엔화채 잇따를 수도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엔화 표시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1일 보도했다. 발행 규모는 수천억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닛케이에 따르면 이번 엔화 표시 회사채는 일본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엔화채' 형태로 발행된다.

주간사는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증권과 미즈호증권 미국 법인, 모간스탠리가 맡았다. 이날까지 일본 국내 투자 수요를 조사한 뒤 만기 구조를 조정하고 발행 금액 및 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알파벳이 엔화채 발행에 나선 것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 수요 증가 때문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벳에 따르면 올해 데이터센터 등을 포함한 설비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2.1배인 190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투자 규모가 더 확대될 예정이다.

알파벳과 같은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그동안 본업에서 벌어들인 현금으로 투자를 감당해왔다. 하지만 AI 투자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지난해부터는 부채 조달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알파벳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2020년 100억달러에서 지난해 400억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했다.

알파벳은 자금 조달 시장 다변화도 추진중이다. 지난해 달러채와 유로채에 이어 올들어 영국 파운드채와 스위스프랑채를 발행했고 캐나다달러채 발행도 계획하고 있다. 조달한 자금은 다시 달러 등으로 환전해 투자에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통화로 채권 발행 실적을 쌓아 안정적인 자금 조달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알파벳은 이번 엔화채 발행에 앞서 지난 3월 재무 담당자들을 일본에 보내 여러 투자자와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미팅에 참석한 한 투자자는 "엔화 자체가 필요하다기보다는 자금 조달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회사 규모를 감안하면 발행액은 수천억엔 수준의 대형 딜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엔화채 시장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개척해왔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2019년 처음으로 4300억엔 규모의 엔화채를 발행한 이후 매년 엔화채를 발행하고 있다.
조달한 엔화는 미쓰비시 등 일본 종합상사 주식 매입 등에 활용됐다.

이번 알파벳의 엔화채 발행은 버크셔가 개척한 글로벌 엔화채 시장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회사채 투자자는 "알파벳이 대형 엔화채 발행에 성공하면 다른 기업들도 엔화채 발행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