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부실시공 '페이퍼컴퍼니' 근절"
지자체 발주하는 숲 사업 등 노려
장비도 없이 지역 옮겨가며 수주
제도 허점 이용한 뿌리깊은 관행
산림청, 정상화 추진단 운영 돌입
산림청이 산림사업 현장에 뿌리 깊게 박힌 '페이퍼컴퍼니'와 '국가자격증 불법 대여' 등 비정상적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시·군 발주 사업을 따내기 위해 지역을 옮겨 다니며 부실시공을 일삼는 이른바 '메뚜기 업체'들을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시킬 방침이다.
11일 산림청에 따르면 산림청은 박은식 청장을 단장으로 하는 '산림사업법인 비정상의 정상화 추진단'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추진단은 지난 5일 첫 회의를 열고 불법 행위가 의심되는 업체 선별 작업을 마쳤다. 조사 대상 1순위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비상근 취업' 광고를 올려 자격증 대여를 노골적으로 유도한 법인 53곳이다. 산림청은 지난 7일부터 이들에 대한 정밀 조사에 착수했으며, 오는 22일까지 전국의 모든 산림사업법인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그간 산림사업법인들은 지자체가 발주하는 조림과 숲가꾸기 사업을 수주하며 몸집을 불려 왔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이 기술 인력을 허위로 등록하거나, 실제 장비도 없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법인을 세워 사업을 따내는 등 법망을 교묘히 피해 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지방정부의 관리 시스템 부재가 꼽힌다. 부실 업체들이 특정 시·도에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으로 근거지를 옮겨 사업을 계속 수행하는 '철새식 영업'을 해 왔음에도, 지자체 간 정보 공유나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추진단은 제도권의 허점을 파고든 산림사업 실행 체계 전반을 혁신키로 했다. 특히 최근 산불 피해지 복구 조림과 숲가꾸기 현장 등 부실시공 우려가 큰 사업지를 중심으로 다음달 12일까지 집중 점검을 벌인다. 산림청은 조사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민단체와 외부 전문가도 조사 과정에 참여시키기로 했다. 조사 결과 불법이 확인된 업체에 대해서는 시정 명령은 물론, 고발 및 수사 의뢰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계획이다.
박은식 산림청장은 "위법하고 부실한 산림사업법인이 활개 치는 것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볼 때 산림 행정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산림청이 직접 나서 불법 관행을 완전히 바로잡고, 국민이 믿을 수 있는 투명한 산림 행정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원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