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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집 안 팔리는데 가격은 최고치…공급난 여전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2 00:37

수정 2026.05.12 00:37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기존주택 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중동 전쟁 여파까지 겹치면서 4월 기존주택 판매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공급 부족 현상도 이어지면서 집값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1일(현지시간) 4월 기존주택 판매가 계절조정 연율 기준 402만채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월 대비 증가율은 0.2%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3% 이상 증가를 예상했지만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판매량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이었다.

이번 통계는 실제 거래 완료 기준으로 집계돼 대부분 2월 말과 3월 체결 계약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는 5% 후반 수준이었지만 이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빠르게 상승했다. 현재 모기지 금리는 6.42%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로런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상 최고 수준의 증시와 역사적으로 낮은 소비자 신뢰 등 엇갈린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도 주택 구매 여건 개선이 판매를 소폭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기지 금리는 지난해보다 낮고 임금 상승률이 집값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공급 부족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점이다. 4월 주택 재고는 전월 대비 5.8%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율은 1.4%에 그쳤다. 현재 공급 물량은 4.4개월치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시장 균형 수준으로 평가되는 6개월 공급에는 크게 못 미친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재고가 최소 30%는 늘어나야 하지만 아직 그런 흐름은 보이지 않는다"며 "몇 년 전만큼 치열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복수 입찰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4월 평균 매물 체류 기간은 32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29일)보다 늘어났다. 생애 첫 주택 구매자 비중은 전체 거래의 33%로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했다. 현금 구매 비중은 전체 거래의 25%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집값은 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4월 기존주택 중간가격은 41만77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9% 상승했다.
이는 NAR이 집계한 4월 기준 역대 최고 가격이다.

미국 주택 건설 현장. 사진=뉴시스
미국 주택 건설 현장. 사진=뉴시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