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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수출 107.9% 증가… 칭다오 항로가 '물류 병목' 풀 열쇠 될까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3월 제주 수출 전년보다 107.9% 증가
칭다오 항로 물동량 168TEU 기록
냉동컨테이너·통관 인프라 이달 완비
6월 스마트 공동물류센터 준공 분수령
반도체 쏠림 속 물류 완성도 관건

제주와 중국 칭다오를 잇는 정기 컨테이너선 'SMC 르자오호'가 제주항에 정박 중이다. 제주-칭다오 항로는 제주 수출 확대의 새 시험대로 꼽힌다. 제주도는 냉동컨테이너 검사와 세척 시설, 스마트 공동물류센터를 연계해 수출 물류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뉴스1
제주와 중국 칭다오를 잇는 정기 컨테이너선 'SMC 르자오호'가 제주항에 정박 중이다. 제주-칭다오 항로는 제주 수출 확대의 새 시험대로 꼽힌다. 제주도는 냉동컨테이너 검사와 세척 시설, 스마트 공동물류센터를 연계해 수출 물류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수출 증가세가 칭다오 항로와 물류 인프라 확충을 만나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3월 제주 수출은 전년보다 107.9% 늘었고 칭다오 항로 물동량도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인 168TEU를 기록했지만 지속 가능한 수출 확대는 냉동·검사·통관·공동물류센터로 이어지는 물류 체계 완성도에 달려 있다.

12일 한국무역협회 제주지부와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3월 제주 수출은 반도체 호조 등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107.9% 증가했다. 전국 평균 수출 증가율 49.2%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칭다오 항로 물동량도 3월 대비 4월에 80% 가까이 늘었다.

제주도는 이달 말까지 냉동컨테이너 사전점검(PTI)과 모니터링 검사, 세척검사 시설 등 통관 인프라를 갖출 계획이다. 6월 말 스마트 공동물류센터 준공에 맞춰 전자상거래 기반도 구축한다.

수출 증가율만 보면 제주 수출은 강한 성장 흐름에 들어선 것처럼 보인다. 다만 수치 해석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한국무역협회 제주지부에 따르면 3월 제주 수출은 6359만달러(약 884억원)로 집계됐다. 집적회로 반도체 수출은 4658만5000달러(약 648억원)로 전체 수출의 73.3%를 차지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은 1700만2000달러(약 236억원)로 1.9% 줄었다.

수출 급증을 제주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반도체가 수출 실적을 끌어올렸지만 농수축산물, 식품, 화장품, 바이오 제품 등 지역 기반 품목의 수출 확대는 별도의 물류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섬 지역인 제주는 생산 이후 항만·냉장·냉동·통관·보관·배송 비용이 수출 경쟁력을 좌우한다.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제주도 관계자들이 중국 산둥해양그룹 관계자들과 제주-칭다오 항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제주도는 칭다오 항로를 기반으로 제주 상품의 중국·동북아 시장 진출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제주도 관계자들이 중국 산둥해양그룹 관계자들과 제주-칭다오 항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제주도는 칭다오 항로를 기반으로 제주 상품의 중국·동북아 시장 진출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칭다오 항로가 주목받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제주와 중국 산둥성 칭다오를 잇는 직항 물류망이 안정화되면 제주 기업은 중국과 동북아 시장으로 향하는 운송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항로 개설 자체보다 중요한 과제는 물동량을 꾸준히 확보하고 수출 품목에 맞는 냉동·냉장 물류와 통관 서비스를 갖추는 데 있다.

제주도는 칭다오 항로 관련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보강하고 있다. 냉동·냉장 컨테이너 처리를 위한 출항 전 검사인 PTI가 가능해지고 세척장까지 갖추면 컨테이너 종합 서비스 제공 기반이 마련된다. PTI는 냉동컨테이너가 출항 전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신선식품이나 온도 관리가 필요한 제품을 수출할 때 품질과 신뢰를 좌우하는 기본 장치다.

스마트 공동물류센터도 분수령이다. 제주도는 제주시 아라이동에 총사업비 258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5600㎡ 규모의 스마트 공동물류센터를 건립 중이다. 공동물류센터는 개별 기업이 따로 부담하던 보관·분류·배송 비용을 줄이는 기반 시설이다.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제주에서는 물류 공동화가 수출 문턱을 낮추는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

전자상거래 기반 구축도 중요하다. 중국 시장은 온라인 유통과 빠른 배송 체계가 결합될 때 소비자 접근성이 높아진다. 제주 특산품과 가공식품, 화장품, 바이오 제품이 칭다오 항로를 통해 안정적으로 나가려면 항만 물류와 온라인 판매, 통관, 현지 배송이 한 흐름으로 연결돼야 한다.

제주도는 제주삼다수 수출을 칭다오 항로 활용의 대표 사례로 보고 있다. 제주삼다수는 이달 칭다오 항로를 통해 중국 산둥성 시장으로 수출된다. 산둥성은 인구 1억명 안팎의 대형 소비 시장으로 제주 상품의 중국 내 유통 기반을 넓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 한라산 소주 등 다른 제주 상품의 중국 시장 진출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 1월 5일 도청 탐라홀에서 ‘제주-칭다오 신규 항로 물동량 확보방안 마련 TF 회의’를 열고 관계기관과 물류 인프라 확충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 1월 5일 도청 탐라홀에서 ‘제주-칭다오 신규 항로 물동량 확보방안 마련 TF 회의’를 열고 관계기관과 물류 인프라 확충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과제도 분명하다. 수출 증가율 107.9%는 반도체 비중이 큰 숫자다. 제주 전체 수출 산업의 고른 성장으로 포장하면 과장이다. 칭다오 항로 물동량이 한 달 새 80% 가까이 늘었다고 해도 초기 증가세만으로 항로 안정화를 판단하기 어렵다. 정기 물동량과 왕복 화물 균형, 운항 지속성, 기업 참여 품목 확대를 함께 봐야 한다.

인프라가 갖춰져도 실제 기업이 이용하지 않으면 효과는 제한된다. 냉동컨테이너 검사 시설과 세척장, 공동물류센터가 물리적으로 완비되는 것과 기업의 물류비 절감 체감은 다른 문제다. 물류비 지원, 수출 상담, 통관 대행, 현지 판로 개척까지 함께 설계돼야 한다.

제주 수출의 과제는 생산 품목을 늘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팔 수 있는 상품을 제때, 적정 비용으로, 품질을 유지한 채 시장까지 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칭다오 항로와 스마트 공동물류센터는 그 능력을 시험하는 첫 관문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제주에 대양 항로는 생명길"이라며 "해방 이후 첫 대양 항로인 칭다오 뱃길은 제주와 동아시아를 잇는 성장 통로"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삼다수가 칭다오 항로를 통해 1억 소비자 시장인 중국 산둥성으로 수출되고 한라산 소주 등 제주 상품의 진출도 넓어질 것"이라며 "지난달 물동량이 168TEU로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한 만큼 칭다오 항로는 제주 경제의 새 성장 기반이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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