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관·철근·열연 동반 반등…4월 40만t 육박
데이터센터·전력망 투자 확대에 철강 수요 증가
"50% 관세에도 수출 여력 충분"
[파이낸셜뉴스]국내 철강업계의 대미(對美) 수출이 빠르게 살아나고 있다. 미국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 확대 영향으로 강관·철근 등 주요 품목 수요가 늘면서 미국의 고율 관세 부담에도 지난달 미국향 철강재 수출 물량이 40만t에 육박했다.
■美 철강 수출 회복세...AI 인프라 수요
12일 한국철강협회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미국향 철강재 수출 물량은 39만9852t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23만3351t) 대비 71.4% 증가한 수치다. 전월인 올해 3월(33만4193t)과 비교해도 19.7% 늘며 올해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미국향 수출은 뚜렷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1월 38만7223t을 기록한 뒤 2월 30만7338t으로 감소했지만, 3월 33만4193t, 4월 39만9852t으로 다시 반등했다. 지난해 하반기 월 15만~24만t 수준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품목별로는 강관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4월 미국향 강관 수출은 13만6554t으로 전년 동월 대비 약 39% 증가했다. 3월에도 12만262t을 기록하며 두 달 연속 12만t을 웃돌았다. AI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인프라 확대 영향으로 산업용 강관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철근 수출은 사실상 폭증 수준이다. 올해 4월 미국향 철근 수출은 9만4155t으로 전년 동월(141t) 대비 급증했다. 지난해 미국 현지 시황 부진과 수입 감소 영향으로 기저효과가 낮았던 데다, 최근 미국 봉형강 시장 강세가 겹친 영향이다. 열연강판 수출도 회복 흐름을 보였다. 올해 4월 미국향 열연강판 수출은 5만5631t으로 전년 동월 대비 55% 증가했다.
■현지 공급 부족 여파, 지속성은 미지수
업계에서는 미국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철강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최근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송전망 교체, 전력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변압기·송전망·배관 등 관련 인프라 투자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다만 미국 현지 철강 공급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관세 부담에도 한국산 철강재 수입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성민 현대제철 영업본부장은 지난달 열린 1·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봉형강 시장 강세 영향으로 미국향 철근 수출이 크게 늘었다"며 "미국 내 철강 가격 상승으로 50% 관세 부담에도 수출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물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인프라 투자 확대에 비해 현지 철강 생산은 제한적이어서 관세 부담에도 한국산 철강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국내 철강업계가 예상보다 대미 수출에서 선방하고 있지만, 이 같은 흐름이 장기간 지속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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