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51조' 서울시금고 1·2금고 모두 수성
심의위 "신한, 1·2금고 모두 최고 득점"
[파이낸셜뉴스] 신한은행이 연간 51조원 규모의 서울시금고 수성에 사실상 성공했다. 100년 넘게 서울시 금고를 맡았던 우리은행의 재탈환 시도를 막아내면서 서울시 주거래은행 지위를 다시 한번 굳혔다.
■51조 서울시금고 수성한 신한
서울시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는 12일 신한은행이 1금고에서 총점 973.904점, 2금고에서 925.760점을 받아 1·2금고 모두 최고득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심의위원회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주 중 공식 금고 지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신한은행은 오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간 서울시 자금을 관리하게 된다.
올해 서울시 예산은 51조4778억원이다. 이 중 1금고가 관리하는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규모만 47조원에 달한다. 사실상 1금고 확보가 서울시금고 경쟁의 핵심인 셈이다.
2금고 경쟁에서도 신한은행의 우위가 확인됐다.
2금고에는 신한·우리은행뿐 아니라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까지 뛰어들었다. 1금고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서울시 기금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기관영업 확대와 공공금융 레퍼런스 확보 효과가 크다. 4대 시중은행이 맞붙은 2금고에서도 신한은행이 최고점을 받은 것은 서울시금고 운영 경험과 제안 경쟁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입찰에서는 금리와 출연금이 주요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이번 선정에서 수시입출금식 예금 금리 배점을 기존 6점에서 8점으로 높였다. 평가 항목은 △금고업무 관리능력(28점) △금융기관의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25점)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20점) △시민 이용 편의성(18점)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7점) △녹색금융 이행실적(2점) 등 총 6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안정적인 금고 운영 경험과 디지털 금융 역량을 바탕으로 서울시민의 편의 제고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은행권 격전지, '서울시금고'
이번 결과는 단순한 시금고 연장 이상의 의미가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8년 서울시 1금고 사업자로 선정되며 우리은행의 장기 독점 체제를 깼다. 이후 2022년에는 1금고를 지켜내는 동시에 2금고까지 확보하며 서울시금고 운영 체제를 신한 중심으로 바꿨다. '도전자'였던 신한은행은 서울시금고의 '현직 사업자' 지위를 안정적으로 굳히게 된 것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1915년 경성부금고 시절부터 100년 넘게 서울시금고를 운영해 온 경험을 앞세워 이번에 1금고 탈환을 노렸지만 고배를 마시게 됐다.
서울시금고 입찰은 수익성보다 브랜드 파워와 기관영업 경쟁력을 증명하는 성격이 강하다. 대규모 자금을 관리하지만 금리 조건과 출연금, 전산·수납망 운영, 영업점 안내 등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서울시금고에 뛰어드는 것은 수도 서울의 재정을 관리한다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공무원 급여계좌와 각종 정책수당, 세입·세출 업무를 통해 신규 고객 접점을 넓힐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서울시금고 운영 경험은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금고 경쟁에서도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서울시금고 업무 자체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크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업무망 정비와 영업점 안내 등 비용을 들인다고 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청년수당부터 각종 서울시 업무로 발생하는 신규 고객 접점 확대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