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금융을 둘러싼 금융권과 청와대의 인식차는 커 보인다. 김 실장은 "포용금융은 별도의 구호나 프로그램이 아니라 연속적인 위험에 연속적으로 대응하도록 금융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서민금융상품 출연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포용금융은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기존의 신용질서를 흔드는 것은 위험하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소상공인대출은 은행이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며 "신용보증기금이나 보증재단과의 연계 없이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개인사업자의 연체율과 폐업률 등을 고려하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나 금리 인하는 건전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가계대출 규제를 조이는 상황에서 안전한 담보대출을 놔두고 리스크가 큰 신용대출을 내줄 리가 있겠느냐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현실을 고려하면 해법은 무조건적 대출 확대나 금리 인하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핵심은 '숨은 보석'을 정밀하게 찾아내는 데 있다. 수천개의 비금융 데이터를 분석해 리스크를 정확히 읽어낼 수 있다면 금융 접근성 개선과 건전성 확보는 동시에 가능하다. 금융권도 낡은 신용평가 잣대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포용금융 실적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데이터 인프라와 인공지능(AI) 평가 기술 등에 얼마나 진심으로 투자하고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할 때다. 정부도 '은행=준공공기관'이라는 채찍 대신 은행들이 중저신용자 중에서 빚을 갚을 의지와 능력이 충분한 이들을 찾아낼 유인을 줘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목소리 큰 생색내기식 금융이 아니다. 은행을 일방적으로 악마화하며 채찍질하는 접근 역시 해법이 될 수 없다. 포용금융의 경쟁력은 단순한 공급 확대가 아니라 위험 속에서도 우량차주를 선별하는 안목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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