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학생증 20만원에 대여" 대학축제 앞두고 부정거래 기승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유명연예인 섭외해 수준급 공연
축제 때마다 대학들 섭외 경쟁
재학생들 웃돈 받고 외부에 양도
학교는 일일이 단속하는데 한계
"축제 본연의 취지 잃어" 비판도

5월 대학가 축제 입장을 위한 학생증 거래가 온라인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축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인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학생증이 수십만원에 거래되는 실정이다. 부정 거래를 단속하기까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잇따르는 가운데 대학 축제가 본연의 취지를 잃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학 축제 공연에 입장할 때 필요한 학생증과 신분증이 10~2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3일 동안 진행되는 공연을 모두 관람하는 경우 가격은 최대 60만원에 달한다.

학생들은 신분 확인 절차를 통과할 수 있도록 신분증과 학생증을 맞교환 방식으로 대여해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엑스(X·옛 트위터) 등에서 판매자들은 축제 날짜와 준비된 수량을 제시하고 "필요한 티켓 수와 보고 싶은 공연 날짜를 알려달라" "학교앱과 에브리타임(대학생 커뮤니티) 로그인도 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며 거래를 유도했다. 주민등록증에 부착된 사진과 외모가 유사해야 본인 확인 과정이 쉽게 진행되기 때문에 성별을 특정하거나 "동그란 얼굴형" "쌍꺼풀 있는 눈" 등 자기 외모를 설명하는 경우도 있었다.

대다수 학생들은 부정 거래로 축제의 가치가 떨어지고 재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비판적인 입장이다. 서울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임모씨(28)는 "재학생들도 원하는 구역으로 입장하지 못하는 때가 있는데 웃돈을 받아서 외부인에게 자리를 양도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소수만 이득을 얻도록 방치할 게 아니라 학교 측이 연예인 섭외를 축소해 아낀 비용을 복지 혜택을 늘리는 데 써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축제를 앞두고 각종 거래가 성행하는 이유는 대학 축제가 유명 가수 공연을 쉽고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들어 대학들이 축제 출입을 제한하며 재학생들만 무대에서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도록 무대 앞쪽에 재학생 전용 공간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팬클럽에 가입하더라도 콘서트 티켓팅에 실패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과 달리 대학 축제에선 시세를 맞춰 학생증을 양도받는다면 누구나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거론된다. 축제 때마다 대학의 연예인 섭외 경쟁이 치열해지며 이러한 문제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들은 부정 거래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단속하기까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분증을 대여해 부정한 방식으로 이용하면 공문서 부정 행사죄나 주민등록법 위반 등 혐의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혼잡한 축제 현장에서 이를 철저히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학생증 #대여 #부정거래 #대학축제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