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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물가 3년 만에 최고…CPI 3.8% 급등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2 23:10

수정 2026.05.12 23:09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소비자물가가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으며 인플레이션 공포가 다시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이후 국제유가와 휘발유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본격적으로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미 노동부는 12일(현지시간)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3.3%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시장 전망치(3.7%) 보다 소폭 높았다.



이번 상승률은 지난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6%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 2.7%를 웃돌았으며 전월의 2.6%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조지프 브루수엘라스 RSM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지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후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물가 상승의 핵심 배경으로는 에너지 가격 급등이 지목된다. 에너지 가격은 전체 월간 물가 상승분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에너지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8% 상승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28%, 난방유 가격은 54% 급등했다. 미국과 이란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 물류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국제유가 급등이 미국 소비자 가격에 직접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휴전은 유지되고 있지만 상황은 여전히 불안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이란의 종전 협상 답변을 거부하며 현재 휴전 상태가 "간신히 연명하는 수준(massive life support)"이라고 표현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페르시아만을 통한 원유·원자재 공급 정상화 여부가 물가 흐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운송·식품·의류 등 전반적인 생활물가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물가 충격은 소비심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4월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급등한 휘발유 가격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현재 미국 평균 일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약 4.50달러로 1년 전의 3.14달러보다 크게 상승했다.

이에 대응해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휘발유세 한시 중단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쇠고기 수입 관세 인하도 검토했지만 축산업계와 공화당 내부 반발로 일단 연기한 상태다.

워싱턴의 한 주유소. 사진=뉴시
워싱턴의 한 주유소. 사진=뉴시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