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SK바이오팜이 단순 기술 수출이 아닌 신약 직접 판매 사업 모델을 구축하며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이뤘다.
13일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은 2279억 원, 영업이익은 89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8%, 249.7%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027억 원으로 집계됐다. R&D 및 마케팅 비용이 전년 대비 늘어난 상황에서도 영업이익이 900억 원에 근접하며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실적을 이끈 것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이다.
SK바이오팜이 기술 수출 대신 직접 판매를 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3상 결과를 확인한 이후에도 판매를 담당하는 라이선시가 신약 총가치의 절반까지 가져가는 게 현실"이라며 "대한민국에서 언제 다시 나올지 알 수 없는 글로벌 혁신 신약의 가치를 빅파마와 나눌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의 전폭적 지원도 뒷받침됐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뇌전증이라는 적응증 특성상 미국 전역을 100명 수준의 영업 인력으로 커버할 수 있었던 점, 임상에서 입증된 약효에 대한 자신감도 직접 판매 결정의 배경이 됐다고 강조했다.
SK바이오팜이 지난 2011년 기술 수출한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브랜드명 서노시)은 2019년 미국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받았지만 현재 솔리암페톨의 가치는 SK바이오팜 기업가치의 5%에도 미치지 못한다. 회사 측은 이것이 조기 기술 수출과 직접 판매 간의 가치 차이라고 보고 있다.
직접 판매 구축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지난 2020년 5월 미국 전역 출시 직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약 2년간 의료진 방문과 접촉이 사실상 금지됐다. 이에 최고경영자가 미국 전역의 영업 인력을 직접 만나는 방식으로 소통을 강화하고 소비자 직접 광고(DTC)와 의료진 대상 마케팅을 병행하며 처방 확대를 끌어냈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단순 실적 규모만이 아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신규 파이프라인 투자를 확대하면서도 이익이 동반 상승하는 구조는 빅 바이오텍이 가진 차별점"이라며 "SK바이오팜은 선순환 궤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실제 SK바이오팜의 영업이익은 지난 2024년 963억 원에서 2025년 2039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올해 1분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후속 성장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신 강직-간대발작(PGTC) 및 소아·청소년으로의 적응증·연령 확대를 통해 접근 가능한 시장을 30% 이상 늘릴 계획이며 연내 관련 신약허가신청을 완료할 예정이다.
엑스코프리의 미국 판매망을 활용한 후속 제품 도입 협상도 본격화됐다. SK바이오팜 측은 작년보다 타깃 범위를 넓혀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방사성의약품(RPT)과 표적단백질분해제(TPD) 등 차세대 모달리티 투자를 확대하며 기존 중추신경계에서 항암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CDMO·바이오시밀러 등을 제외한 국내 신약개발 바이오텍 중 일회성 계약금이나 마일스톤이 아닌 지속 가능한 매출로 영업이익을 내는 곳은 극소수"라며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현금 흐름이 있어야 개별 파이프라인 임상 결과나 기술수출 협상에 흔들리지 않고 신약 개발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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