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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 기준 10년 만에 손질...연령 확대·수혈 관리까지 전면 개편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3 14:58

수정 2026.05.13 14:58

정부 '혈액관리 2차 계획' 확정
헌혈 기반 확대·의료기관 사용 효율화

헌혈 기준 10년 만에 손질...연령 확대·수혈 관리까지 전면 개편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헌혈 기준을 10년 만에 손질하고 혈액 수급부터 의료기관 사용까지 전 과정을 정비한다. 헌혈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혈액 수급 환경이 바뀐데 맞춰 제도 전반을 재정비하겠다는 취지다.

보건복지부는 13일 혈액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제2차 혈액관리 기본계획(2026~2030)'을 확정했다. 이번 계획은 향후 5년간 헌혈 확대, 혈액 안전성 강화, 수혈 관리 개선, 국가 관리체계 정비 등 4대 과제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국내 헌혈률은 5.6%로 주요 국가 대비 낮지 않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지적된다.

전체 헌혈자의 약 55%가 10~20대에 집중돼 있고, 이 연령대 인구는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수혈 수요가 많은 50대 이상 인구는 늘고 있어 혈액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헌혈 참여를 늘리기 위해 기준을 완화한다. 현재 전혈·혈장 헌혈은 16~69세, 혈소판 헌혈은 17~59세로 제한돼 있는데, 건강수명 증가를 반영해 연령 상향을 검토한다. 간기능 검사(ALT) 폐지와 말라리아 검사 방식 개선도 추진해 헌혈 가능 인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참여 유도를 위한 환경 개선도 병행한다. 헌혈의집이 없는 지역에는 헌혈버스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헌혈자 선호를 반영한 기념품 등 예우를 강화한다. 지자체는 지역 인구와 혈액 수요를 반영해 헌혈 목표를 설정하고 참여 확대에 나서게 된다.

혈액 안전성 관리도 강화된다. 정부는 백혈구를 제거한 혈액제제 공급을 확대하고, 방사선 조사 혈액 도입을 추진해 수혈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면역 반응을 줄일 계획이다. 혈액 검사 정확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후 장비 교체와 시설 개선도 지속한다.

의료기관의 혈액 사용 관리도 손질한다. 수혈관리실 운영 기준을 강화하고 교육을 확대한다. 현재 일부 수술에 적용 중인 수혈 적정성 평가는 다른 수술로 확대하고, 의료질 평가와 연계해 실효성을 높일 방침이다.

혈액 공급 체계도 개선된다. 의료기관별 재고량과 사용량을 반영한 공급 기준을 마련해 혈액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시범 적용 후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용이 줄어든 헌혈증서와 헌혈환급적립금 제도를 개편한다. 적립금은 2019년 491억원에서 최근 6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난 상태로, 제도 정비를 통해 활용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헌혈자 여러분의 생명나눔 실천이 안정적인 혈액수급과 환자 치료의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정부는 헌혈 참여가 확대되고 국민이 안심하고 수혈받을 수 있도록 혈액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