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중소기업 임금 격차 속 커진 보상 비교
"열심히 일해도 제자리" 성과급 없는 회사 직원들 허탈감
[파이낸셜뉴스] "성과급이 내 연봉보다 많다더라."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회사 단체 채팅방에서 SK하이닉스 성과급 기사를 봤다. 같은 직장인 이야기였지만, 체감은 달랐다. A씨는 "누군가 많이 받는 게 잘못은 아닌데, 내 월급명세서를 다시 보게 된다"며 "우리 회사는 성과급이 나와도 한 달 월급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성과급 소식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 회사 실적에 따른 보상이지만, 성과급이 없거나 임금 인상 폭이 작은 직장인에게는 비교의 기준이 됐다.
성과급 기사에 직장인 단톡방 '와글와글'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률을 기본급의 2964%로 책정했다. 연봉 1억원 직원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약 1억4820만원 규모라는 계산도 나왔다. 다만 실제 지급액은 개인별 기본급, 직급, 평가, 세금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성과급 규모가 커진 배경에는 실적이 있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매출 97조1467억원,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을 기록했다. 2026년 1분기에도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성과급 자체는 회사가 낸 이익을 구성원에게 나누는 보상이다. 문제는 이 소식이 다른 회사 직장인들에게는 "우리 회사는 왜 안 되느냐"는 질문으로 넘어간다는 점이다. 중견기업에 다니는 40대 직장인 B씨는 "성과급 얘기가 나오면 처음엔 부럽다가도 곧 허탈해진다"며 "열심히 일했다는 말은 다 같이 듣는데, 결과는 너무 다르다"고 했다.
성과급 있는 회사와 없는 회사
성과급 격차는 이미 임금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2025년 상반기 규모 및 업종별 임금 인상 현황'에 따르면 300인 이상 사업체의 특별급여는 전년 동기보다 12.8% 늘었다. 반면 300인 미만 사업체는 3.0% 증가에 그쳤다.
월급 자체도 차이가 컸다. 올해 상반기 300인 이상 사업체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초과급여를 제외하고 619만9000원, 300인 미만 사업체는 373만9000원이었다. 성과급이 붙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의 차이가 월급날마다 벌어지는 셈이다.
직장인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단순히 금액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 직장인은 "우리 회사도 실적이 좋다고 회의 때마다 말했는데, 보상 얘기는 없었다"며 "성과는 회사가 가져가고 고생은 직원이 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직 고민으로 이어지는 비교
성과급 뉴스는 이직 고민으로도 이어진다. 반도체 업황이 좋고 일부 기업 보상이 커질수록, 다른 업종 직장인들은 자신의 연봉과 직무 가치를 다시 따져보게 된다.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도 "연봉 협상보다 회사 선택이 더 중요하다", "업종을 잘못 골랐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다만 모든 회사가 같은 방식으로 성과급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업황, 이익 구조, 노사 합의, 보상 체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사례도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와 HBM 호조, 사상 최대 실적이 맞물린 결과다.
그럼에도 성과급 뉴스가 직장인들에게 남기는 질문은 분명하다. 직장인들은 이제 월급만 보지 않는다. 회사가 돈을 벌었을 때 그 성과가 직원에게 얼마나 돌아오는지도 함께 본다. A씨는 "부럽다는 말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내 회사에서 오래 일해도 괜찮을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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