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조사 기능 조직 강화 추진
기업 옥죄기로 경영 위축시킬 우려
조사국 부활에 따른 조직 규모와 역할을 단정지을 순 없으나 가능성 검토만으로도 재계는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조사국은 지난 1996년 출범해 대기업 부당지원과 일감 몰아주기 등을 주도하면서 '재계 저승사자'로 불린 바 있다. 그런 무소불위의 조직이 2005년 폐지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조사국이 정상적 기업 활동까지지 위축시킨다는 비판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조사국이 폐지됐던 취지를 되돌아보면, 현시점에서 부활을 논하는 게 적절한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조사국이 폐지된 이후에도 공정위의 위세는 갈수록 커졌던 게 사실이다. 공정거래법 개정부터 과징금 부과기준 상향 및 기업집단국 신설 등 법 집행 수단은 꾸준히 늘어나고 강화됐다. 그렇다면 굳이 과거의 거대조직 수준으로 복원하지 않더라도 공정경쟁 질서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이 상당히 갖춰져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과거 조직의 틀을 되살리는 게 공정위 업무효율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인지 의문이 든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관료 조직의 속성이다. '국' 단위 조직이 상시화된다면, 그 조직은 성과를 달성해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무리한 조사가 남발될 가능성이 있다. 조사역량 강화라는 선의의 목적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칼날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관행적인 관료주의의 병폐가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공정거래 시장의 질서를 훼손하는 대형 담합과 시장지배력 남용 등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타당하다. 디지털 경제의 급속한 확산으로 플랫폼 독과점처럼 새로운 형태의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시장 감시가 중요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기존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 여러 방안으로 대처 가능한지부터 먼저 검토하는 게 맞는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규제완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저승사자로 불리던 조사국이 부활된다면 재계는 불안해할 수밖에 없다. 공정위가 진정으로 시장의 신뢰를 얻으려면 조직의 위용이 아니라 절차의 공정성으로 증명하는 게 바람직하다. 21년 전 폐지된 조직을 되살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과도한 기업 옥죄기라는 과거로 회귀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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