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중국이 각각 약 300억달러 규모의 상품군에 대해 관세 및 무역장벽을 낮추는 새로운 무역 메커니즘 구축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구상은 미국이 국가안보에 민감하지 않은 품목을 별도로 분리해 관리하는 방식이다. 양국은 첨단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전략 기술 등에 대한 수출통제와 고율 관세는 유지하되 농산물·에너지·일부 소비재 등 비전략 분야에서는 교역을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무역위원회(Board of Trade)'로 불리는 새로운 협의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 3월 처음 제안한 것으로 이번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의 핵심 합의안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 가장 큰 변화는 미국의 접근 방식이다. 과거 미국은 중국에 국가 주도·수출 중심 경제 구조 개혁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국 시스템 자체를 바꾸기보다는 양국이 충돌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실질 교역 규모를 관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리어 대표는 최근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중국의 통치 방식이나 경제 운영 방식을 바꾸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중 간 무역을 어디에서 최적화할 수 있을지 찾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산 에너지와 농산물이 이번 협상의 핵심 대상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미국산 원유에 10%,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에 각각 15%, 미국산 소고기에는 최대 5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반대로 미국 역시 중국산 소비재 상당수에 7.5% 관세를 유지 중이다. 여기에 오는 7월 종료 예정인 미국의 10% 임시 글로벌 관세도 추가 적용되고 있다.
전직 미국무역대표부 협상관 출신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센터 부회장은 "양국이 300억~500억달러 규모 상품군에 대한 관세 완화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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