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F엔진 확대가 2028년 이후 체질 개선 열쇠
[파이낸셜뉴스] HD현대마린엔진이 조선 슈퍼사이클의 수혜를 '실적'으로 재확인했다. 올해 4월까지 수주 흐름이 회사 내부 예상치를 웃돌면서, 3·4분기에는 엔진부문 가동률이 100%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나왔다. 단순한 업황 반등을 넘어, 그룹 편입 이후 높아진 판가와 DF(이중연료)엔진 비중 확대가 2028년 이후 구조적 수익성 개선까지 이끌 수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HD현대마린엔진의 올해 1·4분기 매출액은 13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26억원으로 216.5% 급증했고, 영업이익률은 24.4%를 기록했다.
실적 개선의 중심은 엔진부문이다. 엔진부문 매출은 10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0%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24.3%까지 올라섰다. 납품량이 전분기보다 2대 늘어난 데다 ASP(평균판매단가) 상승, 환율 효과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다. 부품부문 매출은 2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9% 증가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크랭크샤프트 내부매출 확대에 따라 외부매출 비중이 줄며 소폭 감소했다.
이번 NDR의 핵심은 '가동률의 추가 상승'이다. 메리츠증권은 현재 엔진부문 가동률이 약 90% 수준이며, 3·4분기부터는 100%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1교대 체제만으로도 최대 120%까지 대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업황과도 맞물린다. 국내 선박엔진 업계는 이미 조선 호황의 직격 수혜 구간에 들어섰고,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와 한화엔진의 가동률도 각각 151.2%, 104.2%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눈여겨볼 대목은 '판가 개선의 시차 반영'이다. HD현대마린엔진은 2024년 7월 HD한국조선해양 계열로 편입되며 사명 변경과 함께 그룹 체제에 안착했다. 이후 OEM 성격의 계약이 직접 계약으로 전환되고, 고선가 엔진 물량 반영이 본격화하면서 수익성 체력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리츠증권도 수주잔고의 상당 부분이 2024~2025년 물량으로 채워져 있어, 2026~2027년 실적 구간에서 판가 개선 효과가 더 뚜렷해질 것으로 봤다.
중장기 투자 포인트는 DF엔진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1·4분기 기준 LPG-DF엔진 매출 비중은 아직 7% 수준에 그친다. 제품 믹스 개선 여력이 크다는 의미다. HD현대마린엔진은 그룹 내 엔진 라인업 가운데 LPG-DF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친환경 선박 전환 흐름 속에서 DF엔진 수요는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한 대형 엔진 가운데 DF엔진 비중은 약 64%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경쟁사들 역시 급증하는 DF엔진 수요 대응을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메리츠증권이 2028년 이후에도 구조적 수익성 개선을 예상한 배경이다.
부품부문에서는 크랭크샤프트와 터보차저가 대비된다. 크랭크샤프트는 이미 가동률 110% 내외로 사실상 물량 피크 구간에 도달했다. 반면 터보차저는 아직 가동률이 50% 수준이어서 성장 잠재력이 남아 있다. 특히 기존 STX엔진 중심이던 고객군에 HD현대중공업, 한화엔진이 추가되면서 외연이 넓어졌다. HD현대중공업의 HiMSEN 엔진, 데이터센터용 현장발전 수요와 맞물릴 경우 터보차저가 새로운 성장축이 될 수 있다는 게 메리츠증권의 판단이다.
다만 HD현대마린엔진은 공격적인 증설보다는 선별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엔진부문은 높은 가동률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되, 터보차저는 고객 확대와 수요 가시성 확인 이후 후행적으로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정밀주조 라인이 가스터빈 블레이드와 공유된다는 점도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변수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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