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삼성 총파업 '100조 피해 우려'…"긴급조정권 발동해야"

임수빈 기자,

정원일 기자,

김동찬 기자,

김준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4 16:37

수정 2026.05.14 17:24

한 달 이상 생산 차질 불가피해 반도체 공장 사실상 셧다운 임박 재계 "정부 적극 조정 나서야"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정부와 삼성전자의 노력에도 노조와의 재협상 성사·타결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재계 안팎에서 총파업에 따른 대규모 생산 차질과 공급망 충격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력 부족으로 인한 품질 이슈가 없도록 안정화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와 전문가들은 실제 파업이 진행될 경우 최대 100조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경제단체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등 중재 필요성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총파업 시 공장 운영 차질
14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의 총파업 참가 신청자는 4만명을 넘어섰다.

사측은 총파업이 현실화 되면, 반도체 공장 운영 전반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생산라인 셧다운 수준의 충격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비상관리상황에 돌입했다. 반도체 산업은 생산 공정이 중간에 멈춰서면 품질 문제와 수율 저하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다. 일반 제조업과 달리 파업 이전부터 생산량과 품질 관리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생산 공정이 중간에 중단될 경우 천문학적 피해가 발생하는 특성을 지닌다"며 "회사가 전면 파업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파업 일주일 전부터 생산 프로세스를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생산라인에 새로 투입하는 웨이퍼 물량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제품 위주로 생산 비중을 조정하는 이른바 '웜다운' 에 돌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대응에 나선 이유는 노사 간 협상 타결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중앙노동위원회와 삼성전자가 각각 사후조정, 자율협상을 제시했지만, 노조 측이 노사 간 이견이 큰 '성과급 상한 폐지 제도화' 등을 대화 조건으로 내밀면서 간극을 좁히기 힘들어 보이는 상황이다.

■생산 감소보다 더 큰 문제는 고객 이탈
재계에서는 총파업 장기화 시 생산 차질이 노조가 예고한 18일을 훨씬 넘어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파업 이전 생산 축소 작업과 파업 종료 이후 자동화 라인 재가동·품질 안정화 과정까지 감안하면 실제 충격은 한 달 이상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최악의 경우 18일간 파업이 지속되면 종료 이후에도 자동화 라인 정상화에 추가로 2~3주가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피해 규모도 눈덩이처럼 커질 전망이다. 실제 지난 2018년 삼성전자 평택공장에서 정전으로 28분간 생산라인이 멈췄을 당시 약 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환산하면 시간당 약 1000억원, 하루 기준 2조6000억원대 손실 규모다. 제조공정이 전면 중단될 경우 최대 100조원 규모의 직·간접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생산 감소보다 더 큰 문제는 고객의 이탈이다. 메모리 공급 차질이 현실화 되면,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여전히 강한 엔비디아·AMD 등 글로벌 고객사들이 대체 공급망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 이 과정에서 CXMT·YMTC 등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점유율 확대와 글로벌 고객 레퍼런스 확보 기회를 얻으며, 중국 반도체 굴기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재계 "긴급조정권 발동으로 손실 막아야"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제 6단체(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무역협회·한국경영자총협회·중소기업중앙회·중견기업연합회)는 '삼성전자 노조 파업 철회 촉구' 공동 성명을 준비 중이다. 21일 총파업 전에 발표될 예정으로, 성명에는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촉구 내용도 포함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일반 제조업처럼 파업 이후 대응이 가능한 산업이 아니다"라며 "파업 전에라도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등 적극적인 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정원일 김동찬 김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