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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결 취소하나… 헌재 '재판소원' 잇따라 회부, 핵심은 '기본권 침해'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4 17:06

수정 2026.05.14 16:54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법원의 확정재판을 취소할지 판단할 재판소원 2·3호 사건이 공통으로 '법원이 법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해 기본권을 침해했는지'를 핵심 쟁점으로 삼고 있어 헌법재판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법조계의 관심이 쏠린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최근 서울 영등포구 A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과 김영수 변호사가 각각 제기한 재판취소 신청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 이는 지난달 사전심사를 통과한 '1호' 사건에 이은 2, 3호 사건으로, 공통적으로 법원의 법률 해석이 지나치게 협소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했는지를 다툰다.

재건축조합 사건은 '정비기반시설의 무상 양도' 조항에 대한 해석이 발단이 됐다. 조합은 과거 사업시행 인가 당시 구역 내 도로를 매입하라는 조건을 이행하며 수십억 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이후 법 개정을 통해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 사업시행자에게도 도로 등의 무상 양도가 인정되자, 매매계약 무효 소송을 냈다. 2심은 법 개정 취지를 고려해 민간에도 무상 양도가 인정된다고 봤으나, 대법원은 문언의 의미가 명확하다는 이유로 이를 뒤집었다. 대법원이 문언에만 충실해 민간 시행자의 평등권과 재산권을 침해했는지가 헌재의 판단 대상이다.

김영수 변호사가 청구한 사건은 수사 단계에서의 압수수색 영장 사본 교부 범위를 다툰다. 김 변호사는 특검 수사 당시 참고인 신분으로 압수수색을 받았으나 영장 사본을 받지 못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영장 사본 교부 대상을 '피고인'(수사 단계에선 피의자)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법원은 이를 근거로 참고인에게 사본을 주지 않은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김 변호사는 수사기관의 광범위한 활동 범위를 고려할 때, 대상자를 피의자로만 한정해 해석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재판소원을 냈다.

이처럼 법원의 최종적인 법률 해석 적절성을 헌재가 심리하게 되면서 사법 현장에서는 사실상 '4심제'가 현실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법원의 해석이 잘못됐다는 이유로 재판 결과가 취소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4심제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명예교수 또한 헌재가 대법원의 상위기관으로 인식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고 진단했다.

반면 헌재는 이러한 우려가 재판소원의 본질을 왜곡하는 '잘못된 프레임'이라는 입장이다. 헌재 관계자는 법원의 해석 또한 헌법적 통제의 대상이며, 잘못된 해석으로 침해된 국민의 재산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헌재의 당연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대법원의 판결이라 할지라도 헌법에 위배된다면 심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앞서 지난달 29일 '1호'로 사전심사를 통과한 사건은 녹십자가 백신 입찰 담합 사건으로 부과받은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20억여원을 취소해달라며 낸 행정소송에서 최종 패소한 사건이다.


녹십자는 관련 형사사건에선 무죄 판단을 받았는데, 행정소송 원심은 패소해 판단이 엇갈린 상황에서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상고를 기각해 재판청구권이 침해됐다며 재판소원을 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