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영업이익이 노조 전유물? "과보상 요구, 결국 기업 망칠 것"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5 12:59

수정 2026.05.15 12:59

주주행동연구원 전문가 좌담회 개최
"노조 요구, 상법상 의사결정 구조 왜곡"
파업 시 공정 중단되는 바이오 특성 볼모
"최근 노조 주장, 독단적 과실 따먹기 양상"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주행동연구원(SERI) 초청 전문가 좌담회에서 강원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왼쪽 네번째)가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중모 기자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주행동연구원(SERI) 초청 전문가 좌담회에서 강원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왼쪽 네번째)가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최근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기업 노조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명문화하고 경영권 전반에 대한 개입을 요구하면서 이를 둘러싼 법적·산업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조의 이러한 요구가 상법상 주주 권리를 침해하고 국가 전략 산업인 반도체와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뿌리째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15일 주주행동연구원이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전문가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현행 노조의 요구 사항이 '상생'을 넘어선 '독단적 과실 따먹기'로 변질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영업이익은 주주의 몫? 상법 근간 흔들어"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조의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요구가 회사법의 기본 원리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영업이익은 인건비와 판매관리비 등을 제외하고 남은 이익으로, 법인세 납부와 주주 배당의 재원이 되는 주주의 영역"이라며 "적자가 나도 임금을 받는 '확정 수익자'인 근로자가 주주의 지위인 '이익 배분권'까지 동시에 갖겠다는 것은 주식회사 구조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요구하는 '인사 제도 사전 합의권' 및 '합병·분할 등 경영 사안 노조 합의'에 대해 권 교수는 "상법상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고유 권한을 왜곡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사주 지급 요구 역시 매년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현행법상 실현 가능성이 낮으며,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 가치를 높이려는 일반 주주들의 이익과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덧붙였다.

바이오 특성 볼모로.."파업은 환자 목숨 담보로 한 도박"
최근 이들 노조가 주장하는 파업은 산업적 측면에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강승훈 인하대 바이오제약공학과 교수는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정의 특수성을 들어 삼성바이오로직스 파업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강 교수는 "바이오 의약품은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하는 공정으로,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과 연속적인 정제가 필수"라며 "노조가 파업으로 공정을 중단시킨다면 이는 단순히 생산 차질을 넘어 규제기관이 승인하지 않은 공정 중단으로 간주되어 생산 중인 제품 전량을 폐기해야 하는 사태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체 품목 없이 글로벌 제약사의 제품을 대신 생산하는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라며 "납기 준수와 품질은 신뢰의 핵심인데, 노사 분쟁으로 공급이 중단되면 글로벌 고객사들은 즉시 대체 업체를 찾게 될 것이고 이는 곧 기업의 존립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치킨게임' 된 노사관계 "내가 못 가지면 너도 못 가져"
강원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노조 요구가 생산성 향상에 따른 보상이라는 전통적 논리를 벗어나 '주주가 가져갈 몫을 내놓으라'는 생소한 주장에 매몰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 시 회사 손실 30조원을 경고한 것은 '함께 성장하자'는 협상이 아니라 '내가 갖지 못하면 다른 사람도 못 갖게 하겠다'는 접근"이라며 "약 420만명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이 11조원인데, 12만명 직원이 최대 45조원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산술적으로도 상생과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제 노사 갈등이 노조와 대주주 간 문제를 넘어 소액 주주, 국민연금 가입자, 협력업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대립 구조로 변했다고 진단했다.
소액 주주 단체가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연대를 검토하는 등 노사 문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만큼 법원과 정부도 이를 직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