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패색이 짙었지만 최근 전세를 뒤집을 요인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막대한 정치 자금과 공화당에 유리한 선거구 조정(개리맨더링)이 역전의 발판이다.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이란 전쟁에 따른 심각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나 중간선거를 사실상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괴감에 빠져 있었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여기에 중간선거는 여당에 불리하다는 역사적 경험 등도 모두 공화당에 불리한 요인들이었다.
그렇지만 미 50개 주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 공화당의 정치적 지형과 막대한 자금력이 선거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결정적 작용을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돈으로 판세 뒤집는다
공화당은 마가(MAGA) 진영을 통해 확보한 막대한 자금으로 민주당의 바람몰이를 차단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전국위원회(RNC)는 3월 말 현재 1억1600만달러(약 174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전국위원회(DNC)의 현금 보유액은 고작 1400만달러에 불과한 데다 부채까지 안고 있다.
트럼프 슈퍼팩(PAC)인 '마가 잉크(Inc)'가 보유한 3억4700만달러의 자금력도 공화당을 지원하고 있다.
공화당은 이 엄청난 돈으로 선거 판세를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광고를 쏟아붓고, 공화당 성향 선거구민과 접촉해 투표를 독려하는 데 실탄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적극적인 홍보 전략을 통해 이번 선거가 트럼프 행정부의 실정에 대한 중간 평가가 되는 것을 막으려 한다. 특히 "민주당이 승리해 의회가 쪼개지면 교착 상태만 올 것",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범죄, 남쪽 국경 지대의 불법 이민 유입 폭주를 기억하라"며 "과거로 시계를 돌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주입할 방침이다.
선거구 조정
공화당의 판세 전환 전략 핵심은 정치자금과 더불어 공화당에 유리한 선거구 조정, 이른바 개리맨더링이다.
민주당이 추진한 개리맨더링은 법원에서 좌절된 반면 공화당이 추진한 선거구 조정은 연방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승인돼 탄력이 붙었다.
공화당이 장악한 루이지애나주의 투표권법 축소는 대법원에서 불법이 아니라는 판결을 받아 민주당 성향 의석수를 인위적으로 줄이는 선거구 조정이 가능해졌다.
반면 버지니아주 최고법원은 민주당 의석을 더 많이 만들기 위해 고안된 선거구 제도가 위법이라고 판결해 민주당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에서는 각 주별로 선거구를 조정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50개 주를 누가 장악하고 있느냐가 개리맨더링 활용 성패를 좌우한다.
공화당은 지방 권력 장악 면에서 민주당을 압도한다.
50개주 가운데 26개 주의 주지사가 공화당 소속이고, 주 의회 50개 가운데 28개를 공화당이 장악했다.
주지사와 주 상하원을 모두 공화당이 장악한 주도 23개에 이른다. 민주당은 16개에 그친다.
지방 정부를 장악한 공화당이 막대한 자금력과 유리한 선거구 조정을 통해 트럼프의 낮은 지지율을 딛고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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