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전자 성과급 해법 "이익 규모 따라 상한 차등…현금 대신 주식"

뉴스1

입력 2026.05.17 06:03

수정 2026.05.17 06:03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왼쪽부터),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명예교수,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가 14일 서울 종로구 뉴스1 본사에서 열린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어떻게 풀어야 하나' 긴급 좌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5.14 ⓒ 뉴스1 김진환 기자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왼쪽부터),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명예교수,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가 14일 서울 종로구 뉴스1 본사에서 열린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어떻게 풀어야 하나' 긴급 좌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5.14 ⓒ 뉴스1 김진환 기자


1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사옥에 걸린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2026.5.13 ⓒ 뉴스1 김민지 기자
1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사옥에 걸린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2026.5.13 ⓒ 뉴스1 김민지 기자


14일 서울 종로구 뉴스1 에서 열린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어떻게 풀어야 하나' 긴급 좌담회에서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명예교수(왼쪽 위 시계방향부터),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진행을 맡은 서명훈 뉴스1 산업1부 부국장,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5.14 ⓒ 뉴스1 김진환 기자
14일 서울 종로구 뉴스1 에서 열린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어떻게 풀어야 하나' 긴급 좌담회에서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명예교수(왼쪽 위 시계방향부터),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진행을 맡은 서명훈 뉴스1 산업1부 부국장,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5.14 ⓒ 뉴스1 김진환 기자


[편집자주]삼성전자의 성과급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주와 협력사 노조까지 가세했고 정부도 발을 담궜다. 삼성전자 이해관계자 모두가 참전하면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성과급 불길은 자동차와 조선, IT, 바이오 업종으로 번지며 새로운 ‘분배 정의’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뉴스1은 전문가를 모시고 삼성전자 노사 갈등의 원인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긴급 좌담회를 마련했다.



(서울=뉴스1) 양새롬 박기호 황진중 기자 = 삼성전자(005930) 노사의 성과급 갈등 해법으로 경영실적에 연동해 성과급 상한을 차등 적용하고 현금 대신 주식 보상을 확대해 기업의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를 통해 자본주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으면서 막대한 현금 지급에 따른 투여 여력 위축, 주주 가치 훼손 등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제언은 오는 18일 삼성전자 노사의 사실상 마지막 협상을 앞둔 시점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지난 14일 뉴스1이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어떻게 풀 것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긴급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구간별 성과급 상한 차등 적용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와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명예교수,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이상 가나다순)가 참석했다.

"영업익 고정배분, 기업 지속가능성에 부작용 커"

삼성전자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핵심 쟁점은 성과급 재원 제도화와 상한 폐지로 요약된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제도화하고 현행 연봉 50%로 제한된 상한을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기존 경제적부가가치(EVA) 기반 초과이익성과금(OPI) 체계를 유지하되 DS 부문 특별 포상을 추가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긴급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현행 성과급 체계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영업이익 일정 비율을 고정적으로 배분하는 방식은 기업 지속가능성과 시장 원칙 측면에서 부작용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홍 명예교수는 "삼성전자는 현재 인센티브가 연봉의 50% 수준까지 묶여 있는데, 이를 해제하되 일정 구간별 상한제를 도입하는 방식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50%, 70%, 90%, 110% 식으로 단계별 구간을 나눠 설계할 수 있다"며 "영업이익의 15%를 통째로 고정하는 방식보다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동근 명예교수도 "현금 성과급을 전부 고정화하는 방식은 부작용이 크다"며 "기업 성장과 연계한 다양한 장기 인센티브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금 대신 RSU"…장기 인센티브 대안 부상

특히 좌담회에서는 단기 현금 성과급 대신 주식 기반 장기 보상 체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대안으로 주로 거론된 RSU는 일정 기간 재직이나 성과 조건을 충족하면 회사 주식을 지급하는 방식의 장기 인센티브 제도다. 현금 보상과 달리 직원이 회사 주가 상승에 직접 이해관계를 갖게 되는 구조여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이홍 명예교수는 "기존 RSU 제도가 일부 고성과자와 경영진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노동자들도 '내 회사'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일정 수준의 주식을 공유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주식을 받겠다는 것은 결국 회사 성장에 장기적으로 함께하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기업법 전문가인 최준선 명예교수 역시 "삼성 같은 글로벌 기업이 장기 인센티브 체계를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건 아쉬운 부분"이라며 RSU·스톡옵션 확대 필요성을 언급했다. 스톡옵션은 기업 임직원이 일정 기간 내에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자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성과 배분 룰 재설계 필요"…노사 합의 구조 주문

이병훈 명예교수는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히 얼마를 나누느냐가 아니라 노사가 어떤 방식으로 성과 배분 구조를 설계하느냐의 문제라고 짚었다.

과거 회사 주도로 성과급 제도가 도입·운영되는 과정에서 직원들과 충분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점이 현재 갈등의 배경 중 하나라는 이유에서다.

이병훈 명예교수는 "해외 기업들도 핵심 인재 유지를 위해 RSU나 스톡옵션 같은 장기 보상 체계를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며 "플러스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마이너스 상황에서도 함께 책임지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논란이 성과 배분과 노사관계 모델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노사가 회사를 함께 성장시키는 주체라는 인식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과 배분 체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美 록펠러·포드재단처럼…'초과이익 사회 환원' 모델도 필요

좌담회에서는 초과이익 일부를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단기 현금 성과급만 반복하기보다 공익법인 형태의 기금을 조성해 사회와 공유하는 모델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이홍 명예교수는 미국 록펠러재단·포드 재단 사례를 거론하며 "노사 합의를 통해 공익법인 형태로 장기 기금을 운용하는 모델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록펠러재단은 미국 석유 재벌 존 D. 록펠러가 1913년 설립한 공익재단 중 하나로, 공공보건·교육·기후·빈곤 문제 해결 등에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 왔다. 포드재단 역시 포드자동차 창업 가문이 조성한 공익재단으로, 인권·교육·사회혁신 분야 지원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국민과 협력업체,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 만든 성과라면 일부를 사회적으로 활용하는 고민도 가능하다"며 "공익법인 형태로 운영하면 투명성 확보와 장기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대기업 공익법인 설립과 운영이 해외보다 까다롭다는 지적이다.
현행 공익법인 규제 체계상 대기업 계열 공익재단은 계열사 지분 보유 제한, 의결권 제한, 높은 공시 의무 등을 적용받는다. 편법 승계나 총수 일가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악용된 사례가 반복되면서 규제가 강화된 영향이다.


최준선 명예교수는 "삼성전자나 하이닉스처럼 외국인 주주 비중이 절반에 가까운 글로벌 기업에서 초과이익을 별도 기금 형태로 사회 환원하자는 논의는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는 낯설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기업이 이미 법인세와 각종 세금을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기금 조성까지 제도화하면 주주가치 훼손이나 사실상 이중과세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