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노조 핵심 가치 '연대·단결'인데 삼성전자 노조엔 안보여…아쉽다"

뉴스1

입력 2026.05.17 06:03

수정 2026.05.17 06:03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3/뉴스1 김영운 기자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3/뉴스1 김영운 기자


14일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어떻게 풀어야 하나" 긴급 좌담회에서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명예교수(왼쪽 위 시계방향부터),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진행을 맡은 서명훈 뉴스1 산업1부 부국장,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5.14/뉴스1 김진환 기자
14일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어떻게 풀어야 하나" 긴급 좌담회에서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명예교수(왼쪽 위 시계방향부터),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진행을 맡은 서명훈 뉴스1 산업1부 부국장,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5.14/뉴스1 김진환 기자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가 14일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어떻게 풀어야 하나" 긴급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5.14/뉴스1 김진환 기자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가 14일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어떻게 풀어야 하나" 긴급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5.14/뉴스1 김진환 기자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왼쪽부터),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명예교수,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가 14일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어떻게 풀어야 하나' 긴급 좌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5.14/뉴스1 김진환 기자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왼쪽부터),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명예교수,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가 14일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어떻게 풀어야 하나' 긴급 좌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5.14/뉴스1 김진환 기자


[편집자주]삼성전자의 성과급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주와 협력사 노조까지 가세했고 정부도 발을 담궜다. 삼성전자 이해관계자 모두가 참전하면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성과급 불길은 자동차와 조선, IT, 바이오 업종으로 번지며 새로운 ‘분배 정의’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뉴스1은 전문가를 모시고 삼성전자 노사 갈등의 원인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긴급 좌담회를 마련했다.



(서울=뉴스1) 황진중 박기호 양새롬 기자 =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의 행보를 두고 매서운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노조가 내세우는 요구안이 노동운동의 핵심가치인 '연대'를 저버린 채 자신들의 몫만 챙기려는 집단 이기주의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노사관계를 깊이 연구해 온 학자조차 현 사태를 두고 "노동을 공부했지만, 현재 노조의 행태는 노조의 가장 안 좋은 행태의 모습"이라며 탄식했다.

뉴스1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뉴스1 본사에서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어떻게 풀 것인가'를 주제로 긴급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에는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와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명예교수,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이상 가나다순)가 참석했다.

수억 원 독식에 쏠린 눈…이병훈 교수 "국민 거부감 부를 것"

좌담회에서는 노조가 분배의 정의를 오판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막대한 성과급을 독식하려는 노조의 태도가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지난 30여년 이상 노사관계학자로 노동조합 생리와 역할을 연구한 이병훈 교수는 "어마어마한 초과수익을 6만 명이 나눈다 해도 1인당 수억 원씩 돌아가게 돼 있는데, 이는 어느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10년 넘게 밤낮없이 일해야 겨우 만져볼 수 있는 소득"이라며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편치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병훈 교수는 노동조합의 핵심 가치가 훼손된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그는 "분배의 정의 측면에서 볼 때 노조의 핵심 가치는 연대와 단결에 있다"며 "현재 노조는 가치사슬로 얽혀 헌신한 수많은 하청업체와 지역경제 등은 전혀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조가 명분을 얻으려면 수익의 일부를 떼어내더라도 사회적 약자나 하청업체와 나누겠다는 연대 의식을 입증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 내부의 분열상도 미숙함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지목됐다. 이 교수는 "삼성전자 노조가 미숙하다고 볼 수 있는 이유는 명분을 챙기기는커녕 노조끼리 쪼개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취약한 모습을 노출한 채 우리끼리만 독식하겠다는 이기적인 처사로 일관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병훈 교수는 사측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노조를 억압해온 삼성전자 사측 역시 대응하는 것이 미숙해 사태를 키우고 있다"면서 "미국을 보면 수익에 기여한 노동자와 이익을 노사가 합의해서 나눈다. 목표를 설정하거나 효율성과 생산성 등을 환산해서 나누는 경우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는 성과급 제도화가 상법이나 자본주의 원리에 위배된다는 경영학계와 법조계의 주장과 결이 다르다. 헌법에 보장된 근로자의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노사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해 노동쟁의를 예방·해결하기 위한 노동관계법은 정신에 비춰보면 제도화 요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15% 제도화'…"마이너스 실적도 책임질 수 있나"

영업이익의 15%를 고정 성과급으로 못 박아 달라는 핵심 요구에 대해서도 질타가 쏟아졌다. 좌담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노조가 이익만을 사유화하고 위험은 떠안지 않으려는 태도를 비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노조의 요구가 상식선에서 벗어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여금은 상황에 따라 변동해야 하는 것인데 이를 고정적으로 제도화하겠다는 시도는 몰상식한 주장"이라며 "이는 도덕적 해이"라고 말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우발적으로 발생한 초과 이익을 제도화한다면 거꾸로 불황기에 닥칠 기업의 손실 역시 노조가 같이 제도화해 책임질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모든 위험은 주주가 부담하는데 호황기에만 이익을 확정적으로 요구하는 비대칭성은 자유시장경제 원칙과 상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질타했다.

이병훈 교수는 룰 세팅의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노조의 일방적인 이익 공유 요구에는 선을 그었다.

이병훈 교수는 "초기 합의 과정에서 힘겨루기가 있더라도 상호 학습을 거쳐 명확한 분배 룰(포뮬러)을 제도화해 갈등 비용을 줄이는 것은 필요하다"면서도 "문제는 노동이 플러스만 나누자고 할 것이 아니라 마이너스 실적이 발생했을 때 고통을 분담하고 회사를 살리는 데 책임지는 성숙한 태도도 갖춰야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국가 경제 흔드는 초고비용 구조…새로운 상생 모델 찾아야

전문가들은 노조의 무리한 몫 챙기기는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을 흔들고 기업의 엑소더스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는 "이러한 요구로 상여금이 임금화돼 고정비용으로 자리 잡으면, 퇴직금 산정 기준이 치솟아 1인당 6억에서 10억을 내줘야 하는 상황이 온다"며 "우리나라는 초고비용 노동사회로 갈 것이고, 결국 버티지 못한 기업들이 우리나라를 탈출하는 산업 공동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분배의 정의는 1/N이 아니라 노력한 인풋만큼 아웃풋을 가져가는 공정성"이라며 "인프라를 지원한 정부, 타 사업부의 적자 감수 등 다방면의 희생이 얽혀 만든 성과를 온전히 자신들만의 기여로 포장하는 것은 아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좌담회 참석자들은 극단적인 갈등을 멈추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새로운 합의점을 도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홍 교수는 "경영진에 국한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를 일반 직원으로 대폭 확대해 장기적인 주주 가치 제고에 동참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노사가 합의해 공익 기금을 조성하고 협력업체를 지원하는 방식이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병훈 교수 역시 "이번 사태가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노사관계의 전환과 성과 배분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찾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노조 역시 역할과 책임성을 인식하고 국민들에게 박수 받는 모습으로 반전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