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경기 둔화
중기 상환능력 악화
[파이낸셜뉴스]중소기업 대출 부실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대기업 자금은 오히려 은행으로 유입되며 기업 간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까지 맞물릴 경우 이 같은 격차가 한층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4월 말 기준 전체 원화대출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평균은 0.42%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0.38%) 대비 0.04%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0.34%)과 비교하면 상승 폭은 0.08%포인트로 확대됐다.
특히 대출 주체별로 상반된 흐름이 나타났다. 중소기업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63%로 대기업(0.31%)의 두 배를 웃돌았다. 반면 대기업은 같은 기간 0.04%포인트 하락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은행별로도 중소기업 부실 확대는 뚜렷했다. 일부 은행에서는 중소기업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지난 3~4월 한 달간 0.17%포인트 급등했다. 특정 기업의 대규모 여신이 부실로 전환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은행에서는 전체 기업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0.5%까지 상승하며 코로나19 이후 약 5년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연체율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5대 은행의 4월 말 기준 전체 연체율은 0.44%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연체율은 0.65%로 대기업(0.08%)의 약 8배에 달했다. 대기업 연체율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며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갔다.
특히 5대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 잔액은 이달 14일 기준 157조8659억원으로 사상 처음 150조원을 넘어섰다. MMDA는 기업들이 단기 여유 자금을 운용하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최근 반도체 수출 호조로 현금 흐름이 개선된 대기업 자금이 대거 유입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금리 환경이 향후 양극화를 가속화할 변수로 보고 있다. 금리가 추가 상승할 경우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과 상환 압박은 더욱 커지는 반면 대기업은 여유 자금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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